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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가을 제철 꽃게…한껏 물오른 게 ‘밥도둑’ 납시오

동래구 온천동 ‘깃발집’

  • 국제신문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17-11-08 19:19:17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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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게 찌는 대신 육수낸 후 삶아
- 된장·새우 등 다양한 재료 듬뿍
- 비린내 줄여 그냥 마셔도 얼큰
- 국수사리 넣으면 ‘물국수’ 변신

- 물가자미 넣은 미역국도 별미
- 담백한 국물에 완도 미역 한입
- 추위는 어느새 저만치 달아나
- 멍게 비빔밥도 은은한 감칠맛

음식과 건강을 동일 선상에 놓고 보는 이들은 제철 음식에 항상 촉각을 곤두세운다. 물론 건강보다는 맛에 비중을 더 둔 이들도 때에 맞는 재료가 주는 장점을 알기에 그 시기 맛이 차오르는 음식이 뭔지 관심이 많다. 부산 동래구 온천동 ‘깃발집(051-553-4012)’은 이미 물가자미 물회로 이름난 곳이다. 하지만 바람이 차가워지고 어깨를 움츠리는 계절에 차가운 음식은 그다지 손이 가지 않는다. 그래서 계절에 맞는 메뉴를 준비해 계절 음식을 맛보는 사계절 맛집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제철로 살이 꽉찬 태안 꽃게는 특유의 향긋한 단맛을 품고 있다. 손으로 꾹 누르면 살이 후드득 떨어질 정도다.
가을 찬바람이 반가운 사람들은 게 애호가다. 9월 금어기가 풀리고 꽃게에 살이 그득그득 들어차는 때다. 깃발집은 꽃게 수육으로 살이 꽉 찬 게를 6마리씩 삶아 낸다. 꽃게나 대게는 쪄서 먹기도 한다. 하지만 게를 찌면 특유의 비린내를 잡기가 까다롭다. 그래서 소 한 마리는 아무도 모르게 먹어도 게 한 마리는 표시 안 나게 못 먹는다는 속설이 있다. 깃발집은 꽃게를 찌는 대신 육수를 내고 그 육수에 넣어 삶아내는 법을 택했다. 육수는 약간의 된장과 말린 새우, 대파, 무, 멸치, 띠포리 등 7, 8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육수 자체를 그냥 먹어도 좋을 만큼 깔끔하다. 이렇게 하면 게 비린내를 많이 줄일 수 있다. 게는 등딱지는 뜯어내 몸통에 다리가 붙은 상태로 나온다. 손쉽게 먹으려면 가위로 게 몸통 부분의 뚜껑을 모양대로 잘라낸 뒤 관절대로 꺾으면 살이 잘 떨어진다.

   
꽃게 수육의 한 마리는 기본 육수에 담겨 나온다. 여기에 국수를 말아 먹으면 담백하고 시원하다.
꽃게에 살이 얼마나 꽉 찼는지 큰 생선 살을 발랐을 때 씹을 게 있는 것처럼 가루처럼 부스러지지 않은 큰 덩어리를 씹을 수 있다. 삶은 게는 비린내 없이 게 자체의 단맛이 진하게 난다. 이렇게 먹기 싫다면 젓가락으로 몸통 살을 파내 숟가락으로 떠먹어도 좋다. 어떻게 먹든 푸짐한 게살을 즐길 수 있다. 꽃게 수육의 1마리는 뚝배기에 담은 육수 안에 들었다. 식탁 위에서 보글보글 끓여가면서 깃발집 물회용 국수사리를 넣으면 뜨끈한 물국수가 된다. 주당들이 구운 고기와 술을 즐기다 식사용으로 나온 된장찌개에 사리나 공깃밥을 넣어 끓여 먹기도 하는 건 잘 알려졌다. 이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팔팔 끓는 뚝배기 속 육수에 국수를 넣어 건져 먹으면 전날 과음해 부대끼던 속도 쑥 가라앉는다.
   
물가자미 미역국
미역국의 육수도 같은 것을 쓴다. 미역은 두툼한 기장 미역 대신 전남 완도의 미역을 썼다. 미역이 더 얇아 입에 떠 넣었을 때 한결 부드러운 느낌을 주어서다. 미역국엔 큼지막한 물가자미가 들어가 있다. 미역국에 흰살생선을 넣어 끓이는 것은 쇠고기미역국보다 귀하게 생각해 산모 산후 구완 보신용으로 쓸 정도다. 폭신하고 부드러운 살을 한 숟갈 뜨고 진하지만 담백한 국물에, 얇은 미역을 얹어 떠먹으면 추위는 달아나고 정성 들인 한 그릇 음식을 먹는 기분이 든다. 물회용으로 매일 아침 포항 죽도시장에서 경매로 사들인 물가자미를 택배로 받고 있어 가자미의 선도는 믿을 만하다. 가자미 큰 것은 미역국에 넣고 물회용으로는 조금 더 작은 것을 쓴다. 회로 먹을 때는 작아야 부드럽게 씹힌다.

   
멍게 비빔밥
꽃게 수육과 함께 해산물의 감칠맛을 즐길 수 있는 건 멍게 비빔밥이다. 멍게는 봄을 알리는 신호 같지만 사실 멍게 비빔밥에 들어가는 멍게는 생멍게보다는 멍게에 양념을 하고 다져 놓은 멍게 젓갈이 훨씬 잘 어울린다. 생물보다 숙성시킨 젓갈이 훨씬 향이 진해서다. 멍게 젓갈은 약간의 소금과 몇 가지 양념만 더해서 냉장고에 2, 3일만 두면 잘 발효된다. 깃발집에선 생멍게와 멍게 젓갈을 같이 써 씹는 맛과 향기 두 가지를 잡았다. 생멍게는 큼지막하게 썰고 멍게 젓갈은 식감은 거의 없이 소스같이 비벼진다. 노랗게 비빈 멍게 비빔밥을 다 먹은 후에도 입안에 멍게 향이 계속 감돈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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