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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사극 첫 도전…굴욕의 역사라도 덮어두면 안돼”

‘남한산성’ 주연 김윤석 인터뷰

  • 국제신문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17-09-27 19:41:18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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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자호란 삼전도의 치욕 소재로
- 척화파 vs 주화파 논쟁 흥미진진
- 선택의 연속인 현대인 삶과 비슷
- 시나리오 마음에 들어 출연 결정

- 사실감 위해 추운 세트장서 촬영
- 이병헌 잘받아줘 좋은 장면 나와

‘추격자’ ‘도둑들’ ‘검은 사제들’에서 김윤석의 연기는 단단했다. 시크하게 내뱉는 대사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았고, 움직임 하나하나에는 다음 행동을 주목하게 만드는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런 그가 ‘남한산성’(다음 달 3일 개봉)으로 정통 사극에 처음 도전했다.
   
영화 ‘남한산성’에서 김윤석은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척화파의 중심인 김상헌 역을 맡아 묵직한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윤석의 첫 사극으로 기록될 영화 ‘남한산성’은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남한산성으로 피신한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당시 조선의 조정은 군신 관계를 요구하는 청에 대해 화친을 통해 후일을 도모하자는 주화파와 청과 맞서 싸워 대의를 지키자는 척화파로 나뉜다. 김윤석은 척화파의 중심 김상헌 역을 맡아 묵직한 카리스마는 물론 섬세한 감정 연기까지 보여준다. 특히 화친을 주장한 최명길 역의 이병헌과 멋진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다. 화친과 척화를 사이에 두고 고뇌에 빠진 인조를 연기한 박해일 또한 강렬한 아우라를 지닌 두 배우 사이에서 자신의 몫을 확실하게 한다. 아픈 역사를 다룬 ‘남한산성’에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김윤석과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간 사극에 출연하지 않았다는 것이 의외다. 사극에 출연하지 않은 이유가 있는가? 그리고 첫 사극으로 ‘남한산성’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남한산성’은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남한산성으로 피신한 후 주화파와 척화파가 대립했던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사극에 출연한다면 정통사극을 하고 싶었다. 간혹 사극 출연 제의가 들어왔는데 마음에 안 들거나 스케줄이 안 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남한산성’은 모든 조건이 맞았고,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다.

-‘남한산성’이 그리는 내용은 삼전도의 굴욕을 떠올리게 하기에 언급을 꺼리는 소재 중 하나다.

▶남한산성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삼전도의 굴욕이 있기 전까지 무력한 인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좁은 공간에 민초부터 조정대신들, 왕까지 다양한 계층이 모여 있었다. 이들 중 많은 사람이 나라를 살리려고 애썼다. 그들의 노력을 다 잊고 그저 굴욕의 역사라고 덮어두면 안 된다. 그냥 묻어두면 그런 역사가 다시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한산성’은 주화파와 척화파의 논쟁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인조가 화친과 척화를 두고 선택해야 했듯이, 우리의 삶 자체가 선택의 연속 아닌가. 그 사이에서 타협하기도 하고, 갈등하기도 하는 것이 삶 아닌가. ‘남한산성’은 그런 것을 그리기 때문에 나와 먼 이야기라고 하지 않았으면 한다.

-상황은 다르지만 북한의 핵 개발로 선택에 놓인 한국의 모습과 중첩되는 면이 있다.
▶우리나라만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많은 국가가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병자호란 당시도 그랬다. 그런 순간이 지나면 영화에서 그려지듯 민들레꽃은 다시 피고, 아이들은 연을 날리고, 대장간의 망치 소리가 들리는 일상이 찾아올 것이다.

-예조판서 김상헌은 척화파의 중심인물이었다. 김상헌에게 느낀 매력은 무엇이었나?

▶김상헌은 하나만 생각한다. 만일 국경을 사이에 두고 청과 맞붙고 있다면 평화조약을 맺거나 할 수 있는데, 당시 상황은 청이 쳐들어와 집안 안방까지 점령했기 때문에 목숨 걸고 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만일 무단으로 쳐들어온 청과 화친을 하면 앞으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기 때문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는 생각한다.

-김상헌과 최명길이 인조 앞에서 설전을 벌이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특히 삶과 죽음, 무거움과 가벼움이라는 대사가 반복되는데, 이병헌 씨와 주고받는 대사가 힘들지 않았나?

▶제가 왕이었으면 둘 다 죽였을 것이다. “저게 무슨 말이야”라고 하면서. 그 장면을 촬영하던 날, 현장에 도착해서야 예전 시나리오를 외우고 왔다는 것을 알았다. 그 중요한 장면에서 많은 대사를 다시 숙지해야 했다. 급하게 외우다 보니 뉘앙스가 바뀐 때가 있었던 것 같다. 이병헌이 잘 받아줘 좋은 장면이 나왔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것은 모두가 집중했다는 것이다. 집중하는 기운을 함께 공유한 것이 좋았다.

-일반적으로 겨울에 촬영하면 입김이 나오지 않도록 얼음을 물고 있다가 촬영 전에 뺀다. 그런데 ‘남한산성’은 입김을 내기 위해 세트를 더 춥게 했다고 들었다.

▶실제 사건이 겨울에 있었기에 사실감을 위해 입김을 보이도록 했다. 강원도 평창의 허허벌판에 세트를 지었고, 겨울에 촬영했다. 그런데 막상 촬영하기 위해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세트 안에 들어가면 기온이 올라가 문을 다 열고 온기를 빼낸 뒤 촬영했다.

-지난 8월 촬영을 마친 다음 영화 ‘1987’도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을 다룬 영화다.

▶‘1987’은 그해 1월 박종철 열사가 고문치사로 세상을 떠났을 때부터 6월 이한열 열사가 시위 중 세상을 떠났을 때를 배경으로 한다. 기대하셔도 좋을 영화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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