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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찬바람살살불麵(면) 더 그리워지는麵…잘 꾸민 정원 만큼이나 정성으로 말아낸 국수

동래구 ‘꽃다림’

  • 국제신문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17-09-27 19:56:31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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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마당 꽃·식물로 채운 가게
- 깔끔한 멸치육수맛 살린 물국수
- 양념장 공들인 비빔국수 인기
- 과일 갈아넣어 새콤하면서 칼칼

- 멸치볶음·무말랭이 넣은 김밥
- 쪽파에 해물 푸짐한 파전 일품

면 요리는 대부분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더위로 입맛 없는 여름에는 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즐겨 먹는다. 그렇지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뜨거운 뚝배기에 펄펄 끓는 음식에 더 눈이 간다. 그래도 맛있게 말아낸 물국수나 비빔국수를 생각해보면 분명히 면은 입맛 도는 음식 중 하나다. 아주 복잡한 요리는 아니지만 정성을 들여 만들어낸 국수와 전을 내는 집을 찾았다.
   
물국수의 육수는 마른 멸치 내장을 일일이 제거해 만들고 비빔국수의 양념은 각종 과일과 매실청을 넣어 10일간 발효해 만들 정도로 정성이 들어간다.
부산 동래구 꽃다림(051-553-1124)은 처음엔 음식보다 가게가 눈을 사로잡는다. 입구가 온통 녹색 천지로 소담하지만 시간과 정성을 들여 가꾼 정원이기 때문이다. 작은 연못처럼 꾸며진 곳에는 부레옥잠이 공간을 채우고 앞마당 곳곳에 식물이 가득하다. 식당에 들어올 사람이 아니라도 고개를 쓱 들이밀고 구경할 만큼 정원이 예쁘다. ‘꽃다림’이란 말은 진달래가 필 때 그 꽃으로 전을 부치거나 떡에 넣어 먹는 풍습에서 온 말이다. 여럿이 모여 먹는 놀이의 하나로 음력 3월 3일에 열렸는데, 국어사전에는 꽃달임으로 표기돼 있다. 이순임 대표는 “꽃과 식물을 원래 아주 좋아하기도 하고 예전에 정답게 둘러앉아 꽃을 넣은 음식을 먹는 그 마음을 나누고 싶어 가게 이름을 이렇게 정했다”고 했다. 꽃다림은 물국수, 비빔국수, 김밥, 파전 등을 내는 국숫집이자 전집이다.

   
해물 푸짐하게 든 파전
가장 기본이 되는 물국수의 국물부터 들이켰다. 간이 진하지 않으면서 시원하게 잘 뽑은 멸치 육수다. 마른 멸치의 배를 갈라 일일이 내장을 다 제거한다더니 잡맛이나 쓴맛이 적었다. 다시마, 무, 양파, 대파, 마늘 등을 넣고 육수를 우려낸다. 고명으론 파프리카, 채 썬 단무지, 데친 부추 등이 푸짐하다. 얹은 채소들은 소금간만 약간 할 뿐 최소한으로 양념했다. 이 대표는 “고명으로 고기를 양념해 볶아서 얹어도 보고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시원한 멸치육수 맛을 살리려면 지금처럼 깔끔하게 채소만 얹는 것이 제일 나았다”고 했다. 면이 쌀국수처럼 투명하면서 입술에 닿는 느낌이 아주 매끄럽고 부드러웠다.

인기 메뉴라는 비빔국수는 양념장에 공을 많이 들였다. 사과, 배, 파인애플, 키위 등의 과일을 갈아 넣고 매실청을 더해 10일간 발효시켜 자연스러운 단맛과 새콤함을 갖췄다. 양념 색깔은 아주 빨갛지만 보이는 것만큼 맵지는 않고 뒷맛이 칼칼한 정도다. 데친 숙주와 어린잎 채소, 양상추 등을 넣어 아삭한 식감을 살렸다. 양념장은 고추장이 들어가지 않아 텁텁하지 않고 깔끔하다. 이 역시 생면을 썼지만 물국수보다는 면이 더 탄력 있게 느껴진다.

사이드 메뉴로 내는 김밥은 꼭 맛봐야 한다. 재료는 살짝 구운 맨 김에 깻잎, 조금 매콤하게 무쳐낸 멸치볶음, 무말랭이가 다다. 그런데 간이 딱 맞고 자꾸 손이 간다. 생긴 건 충무김밥같이 어른 손가락 길이보다 조금 굵게 말아놓아서 한 입에 다 넣기는 크다. 베어 먹거나 가위로 잘라 먹는데 베어 먹어야 향긋한 김과 깻잎을 이로 끊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약간 매우면서 짭조름하고 꼭꼭 씹히는 멸치 볶음에 구수하면서 간도 맞는 무말랭이, 향긋한 깻잎이 아주 잘 어울린다. 무말랭이를 무치는 양념에 돼지국밥에 쓰이는 육수가 들어가는 게 비결이라고. 밥 양도 적절하게 들어서 모든 게 조화롭다.

빼놓지 말고 맛봐야 하는 메뉴 중 하나는 파전이다. 쪽파에 해물이 푸짐하게 들었고 바삭할 부분은 바삭하고 가운데 부분은 촉촉하게 잘 익혔다. 반죽에 찹쌀과 멥쌀, 부침가루를 섞어 점도와 간을 맞췄다. 돼지고기는 밑간해 넣고 홍합, 새우 등이 푸짐하게 들어가 안주나 식사 대용으로 좋다. 파전을 찍어 먹는 간장도 그냥 간장에 식초를 섞은 게 아니라 숙성해 만들어 훨씬 부드럽게 새콤하다.

식사 후 디저트로는 팥빙수를 맛볼 수 있다. 국산 팥을 직접 삶아내 만든다. 이 대표는 “중국산 팥은 삶아보면 퍽퍽해 국산보다 현저히 맛이 떨어진다. 국산 팥은 삶아 놓으면 쫀득한 맛이 있고 부드러운 단맛이 특징”이라고 했다. 단순해 보이는 음식들이지만 육수와 양념에 정성을 들여 제대로 만들어 냈다는 인상을 주는 곳이다.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이나 간장 종지 하나도 플라스틱 식기를 쓰지 않는 것이 손님에게 대접받는 느낌을 줘 더욱 추천할 만하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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