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함도서 조선인 탈출시키는 광복군 소속 박무영 역 맡아

- “탄광세트 좁고 낮아 기어다녀 고됐지만 결과물 만족스러워
- 영화 개봉 전 발표한 결혼소식, 함께 작업한 분들에게 죄송”

송중기가 싱글벙글한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인연을 맺은 송혜교와 오는 10월 31일 웨딩마치를 올릴 예정이고, 26일 개봉한 ‘군함도’는 한국영화 역대 최고 예매 기록을 세우며 대박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중기는 기쁜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웃음 띤 얼굴로 인터뷰 자리에 앉은 그는 먼저 송혜교와의 결혼 이야기를 꺼냈으며, ‘군함도’의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영화 ‘군함도’에서 조선인들을 군함도에서 탈출시키는 광복군 소속 요원 박무영을 연기한 송중기.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군함도’는 일제강점기인 1945년 군함도 탄광에 끌려간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베를린’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송중기 외에도 황정민 소지섭 이정현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송중기는 ‘군함도’에서 조선인들을 군함도에서 탈출시키는 광복군 소속 요원 박무영을 연기해 ‘태양의 후예’에 이어 또 한 번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10월 말이면 새신랑이 되는 송중기에게 결혼과 ‘군함도’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 ‘군함도’의 개봉에 앞서 송혜교 씨와 결혼을 발표해 화제였다.

▶제가 먼저 혜교 씨에게 결혼 발표를 하자고 했다. 여배우 입장에서 근거 없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 영화 개봉에 앞서 발표하게 됐다. ‘군함도’를 함께 작업한 모든 분께 죄송한 마음이다.

-결혼 준비하면서 많이들 싸운다고 한다. 최근 다툰 적이 있는가?

▶잘 안 싸우는 편이다. 배우라는 직업을 떠나 저희끼리 있을 때는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생활한다. 차태현 선배님이 신부 말만 잘 들으면 가정이 화목하다고 조언해줬다.

-서른세 살이면 남자배우로서 결혼이 이르다는 생각은 안 했는가?

▶결혼은 여러 가지 마음의 준비가 되고, 상황이 되면 나이는 상관없는 것 같다. 저는 감사하게도 혜교 씨와 그런 것들이 잘 맞아서 자연스럽게 진행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혜교 씨가 워낙 훌륭한 사람이라 결혼에 대해 확신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영화 이야기를 해보자. ‘군함도’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는가?

	‘군함도’는 일제강점기인 1945년 군함도 탄광에 끌려간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태양의 후예’ 촬영 중 부상으로 잠시 쉬는 기간이 있었는데 그때 대본을 받았다.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 내용 또한 관객분들에게 들려줄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 ‘주먹이 운다’를 몇 번 볼 정도로 류 감독님의 팬이었다.

-‘태양의 후예’에 이어 군인 역할을 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나? 캐릭터가 비슷하게 느껴지는 점이 있다.

▶‘군함도’를 선택할 때도 그렇고, 촬영할 때도 그런 생각은 한 번도 안 했다. 하지만 평가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관객분들이 그렇게 본다면 충분히 그럴 개연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존중한다.

-‘군함도’는 순 제작비 220억 원이 들어간 대작이다. 이런 대작이 처음이라 부담은 없었나?

▶그래서 황정민, 소지섭 선배님이 있지 않은가. 부담이 있다면 선배님들이 더 있을 것이다. 저는 막내라는 핑계도 댈 수 있지 않은가. 영화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은 다 똑같다. 생각하는 흥행 예상치가 있지만 그런 말을 시작하면 끝도 없고, 건방져 보일 것 같아서 비밀로 하겠다.

-황정민, 소지섭 씨와 처음 호흡을 맞췄다. 지금까지 주로 여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는데, 남자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소지섭 선배님이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 역을 한다고 했을 때 ‘딱이다’라고 생각했다. 한편으로 제가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을 선배님이 가지고 있어 부러운 것도 있었다. 앞으로 더 친하게 지내고 싶은 형이다. 그리고 황정민 선배님은 누구나 다 인정하는 대배우 아니신가. 촬영장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하셨는데, ‘경험이 중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군함도’에 참여한 것은 정말 영광이었다.

-그렇다면 송중기 씨가 ‘군함도’ 촬영장에서 맡은 역할은 무엇이었나?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막내답게 까불거리는 것이었다. 선배님들이 다 받아주셨다. 예뻐해 주셨다. 홍보 활동하는 지금도 선배님들 앞에서 까불거리고 있다.

-‘군함도’는 탄광 장면을 비롯해 후반부 탈출 전투 신 등 위험한 촬영이 많았다.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무엇이었나?

▶탈출 장면보다 탄광 장면이 더 힘들었다. 실제 고증한 갱도였는데, 훈도시만 걸치고 보호구도 없이 석탄을 캐야 했다. 세트가 좁고 낮아서 촬영감독님도 카메라를 앞에다 두고 기어 다닐 정도였다. 또 모두 온몸이 검은색이라 누가 누군지 모르겠더라. 폭발 장면도 있었는데 만족스럽게 나왔다.

-‘군함도’가 준 의미는 무엇인가?

▶배우 송중기에게, 서른세 살 젊은이 송중기에게 많은 공부가 된 것 같다. 배우로서는 많은 경험과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젊은이로서는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는 발전적인 시간이었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