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명배우이자 드러머 역 맡아
- 고교 동창과 우여곡절 버스킹
- "드럼 흉내내기 만족 못 해
- 홍대서 두 달간 악기 연습
- 동료들과 똘똘 뭉쳐 촬영
- 작은 영화지만 힐링될 것"
최근 영화와 드라마에서 선 굵은 남성적인 모습을 보여준 배우 조한선이 지난 18일 개봉한 영화 '마차 타고 고래고래'에서 이기적이면서도 유들유들한 성격의 연기로 또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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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한선은 영화 '마차 타고 고래고래'에서 밴드 '1번 국도'의 드러머이자, 스타를 꿈꾸는 10년 차 무명 배우 호빈 역을 맡았다.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제공 |
'마차 타고 고래고래'는 고등학교 시절 밴드 '1번 국도'를 결성했던 네 친구가 팍팍한 삶을 살던 중 뮤직 페스티벌 무대에 서기 위해 전남 목포에서부터 경기도 가평 자라섬까지 버스킹 여행을 떠나는 음악 영화다. 조한선은 무명 배우이자 밴드의 드러머인 호빈 역을 맡아 익살스러운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조한선 외에 실제 실력파 밴드 '몽니'의 보컬 김신의, 뮤지컬 배우 한지상, 개성있는 배우 김재범 등이 출연한다. 이들은 '마차 타고 고래고래'를 뮤지컬로 연출해 무대에 올린 '고래고래'의 멤버이기도 하다.
2004년 영화 '늑대의 유혹'에서 출연해 강동원과 함께 일약 스타덤에 오른 후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음악 영화와 로드무비는 처음이라는 조한선을 만나 새로운 연기 도전에 관해 들었다.
-시나리오를 읽고 몇 시간이 안 돼 출연을 결정했다고 들었다. 그렇게 빠르게 출연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2년여 전에 영화 '위플래쉬'를 재미있게 봤다. 그때 드럼이 무척 매력적인 악기라고 생각했다. 그때 '마차 타고 고래고래'의 시나리오를 읽게 됐는데, 악기를 하나도 다룰 줄 몰랐지만 드럼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설렜다. 또 제가 연기한 호빈이란 캐릭터가 10년차 무명 배우여서 공감이 됐고, 금세 캐릭터가 그려졌다. 그래서 바로 출연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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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차 타고 고래고래'는 고등학교 시절 밴드부 멤버였던 네 친구가 어른이 되어 밴드를 재결성한 후 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신나는 청춘 버스킹 영화다.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제공 |
-무명배우 시절이 길었나? 모델 생활을 하다 드라마 '논스톱3'와 '늑대의 유혹'으로 데뷔 초기에 스타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데뷔하자마자 스타가 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대학 시절 부상으로 축구선수를 그만두고 1~2년 정도 고생했다. 당시 영화 오디션을 보러 가서 한마디 했더니 나가라고 하기도 했고, 패션모델 로 생활하면서 10~15만 원 정도 받기도 했다. 그러다가 '늑대의 유혹'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계속해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지금의 저는 '무명 아닌 무명 같다'고 느낄 때가 있다. 또 소위 뜨고 싶은 욕망도 존재해 기회가 되면 달려들고자 하는 호빈의 마음에 공감이 갔다.
-친구들과 여행은 학창시절 누구나 꿈꿨을 법하다. 그것도 버스킹 여행이어서 뭔가 대리만족을 주는 느낌이었다.
▶저는 지금도 친구들과 국토대장정을 하는 것이 꿈이다. 이번 영화를 하면서 제가 느꼈던 것은 생각만 하지 말고 어렵고 고난이 있더라도 실행에 옮겨보자는 것이었다. 쉴 때 친구들과 전국은 아니더라도 배낭여행이라도 다녀올 생각이다.
-촬영이 2015년 초여름이었다. 당시 메르스 사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촬영 당시 메르스 바이러스가 퍼질 때였다. 촬영이 진행되면서 마스크를 쓰는 스태프가 점점 많아졌다. 다행히 촬영장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국내에 큰 피해가 있어서 안타까웠다.
-목포에서 자라섬까지 600㎞에 이르는 여정이었다. 촬영은 순서대로 진행됐는가?
▶처음에는 장소와 날씨 문제 때문에 마지막 뮤직 페스티벌 장면을 먼저 찍으려고 했다. 하지만 저를 비롯해 많은 분이 반대해서 순차적으로 촬영했다. 촬영하면서 배우들이 점점 뭉친다는 느낌이 들었고 실제로 끈끈한 우정도 생겼는데, 그 감정이 영화에 고스란히 묻어난 것 같다.
-여러 도시의 거리에서 실제로 버스킹을 한다. 어떤 느낌이었나.
▶버스킹할 때 관객의 80%는 일반 시민이었다. 촬영하면서 밴드 안에 제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음악의 중심에서 한 악기를 맡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재미있고 신나는 경험이었다.
-드럼 연주는 얼마나 연습을 했는가? 무척 자연스러웠다.
▶두 달 정도 연습했다. 처음에는 흉내만 내려고 했는데 막상 연습을 해보니 흉내만 내면 음악과 싱크가 안 맞았다. 도저히 답이 안 나와서 악보를 외워서 주구장창 따라하는 수밖에 없었다. 드럼 연주하는 곡은 세 곡이었는데, 몽니 밴드의 드러머 정훈태 씨와 홍대 연습실에 앉아 끊임없이 연습했다.
-영화 속에서 네 친구는 숲속이나 강가에서 캠핑한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촬영장도 캠핑하는 분위기여서 대기실도 없고, 배우 의자도 거의 없었다. 저희는 길 위가 의자여서 땅바닥에 앉아 쉬고 도시락을 먹었다. 비가 와서 촬영을 못 하면 숙소 처마 밑에서 앉아 비 오는 것을 바라보다가 김신의 씨가 기타를 치면 따라 부르고 그랬다. 그렇게 만든 노래가 영화에 들어가기도 했다.
-실제로 마차를 끄는 당나귀 '짱아'도 있었다.
▶당나귀 짱아는 톱스타 대우를 받았다. 비 오면 우산 씌워주고, 짱아가 쉴 때 촬영도 쉬었다. 짱아의 컨디션에 맞춰서 촬영했다. 시사회 때 데리고 왔으면 실시간 검색 1위를 했을 것 같다.
-이전에는 빈틈없는 남성의 모습을 주로 보여줬는데, 이번에는 빈틈도 보이고 약간은 헐렁한 모습을 보여줘서 좋았다.
▶형사나 건달 역 등 무겁고 어두운 역할을 많이 했는데, 좀 풀어진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이번 영화에서는 저 자신을 내려놓고 연기를 했다.
'마차 타고 고래고래'는 작은 영화라 이런 영화가 있다는 것만이라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만일 보신다면, 힐링이 되실 것이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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