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 담기는 수공예 장식품

- 유리 원통에 실리콘 바른 뒤
- 색유리 조각·구슬 붙여 장식
- 석고 다시 발라 완전히 고정
- 전기장치 설치하면 알록달록

# 매주 수·토요일마다 강좌

- 현지 여행하다 만난 커플 등
- 추억 되살리려는 수강생 많아
- "거기서 못 샀는데 만들어 기뻐"

해외든 국내든 여행을 가면 기념품을 산다. 집에 가져와 두고 보면서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고 싶어서다. 그리고 여행지의 들뜬 기분도 기념품 구매에 한몫한다. 그런데 어떤 기념품은 정작 집에서 보면 현지에서 본 것만큼 멋지지 않다. 그런데 모자이크 램프는 예외다. 터키 여행을 한 사람이면 거의 다 이국적인 매력 때문에 사고 싶어 하지만 유리인 터라 한국까지 가져오기가 쉽지 않아 포기하는 일이 많다. 터키문화원 부산점에서는 이런 여행객들의 아쉬움을 채워주고자 터키 모자이크 램프 강좌를 지난달 시작했다. 터키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수공예 장식품으로 인기가 있어 매주 수요일, 토요일 수업이 진행된다.

	바클라바를 배열한 뒤 유리 램프 위에 실리콘으로 고정하고 있다.

지난 4일 터키 모자이크 램프 만들기 수업에 참여한 사람은 총 7명.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띈 남성이 있었다. 뜨개질로 짠 털실 모자를 쓰고 있던 박관영(27·서울 노원구 중계동) 씨였다. 모자에 관해 묻자 그는 "터키 여행에서 사 온 기념품인데 거기선 할아버지들이 많이 쓴다. 근데 마음에 쏙 들어서 요즘도 자주 쓴다"고 했다. 곁에 앉은 정재희(여·27·부산 사상구 주례동) 씨는 웃으며 "사실 터키에 여행 가서 만났는데 그게 인연이 돼 사귀게 됐다. 당시를 떠올리며 이번 수업을 예약하면서 무척 들떴다"며 수업 전부터 즐거워했다. 그러면서 재희 씨는 "터키에서 램프를 너무 사 오고 싶었지만 유리라 포장해서 여행 동안 가지고 다닐 일이 엄두가 안 나 못 샀다. 이번 시간에 직접 만들어서 집에 둘 생각을 하니 정말 기쁘다"고 했다.

옆의 커플도 터키와 인연이 있었다. 정연주(여·22·경북 포항시 북구) 씨는 터키 친구에게 터키 모자이크 램프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가 페이스북에서 강좌를 찾아서 신청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터키 친구가 무척 친절하고 재미있어서 터키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연주 씨와 함께 온 이호진(24·울산 언양읍) 씨는 "여자친구가 오자고 해서 같이 왔는데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나머지 두 사람은 친구 사이로 둘 다 수공예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참가했다고 했다. 채은희(여·29·부산 남구 용호동) 씨는 "딸 방에 놓아두면 어울리게 화사하게 만들고 싶다. 아이 수면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은희 씨의 친구 곽지연(여·29·경남 양산시 물금읍) 씨는 "침대 협탁 위에 둘 생각이다. 페이스북에서 보니까 불이 켜지니 색유리 사이로 빛이 나와 더 예쁘더라"며 얼른 시작하고 싶어 했다.

	색유리 비즈인 본주크를 가루 뿌리듯이 램프 위에 떨어뜨려 고정시키고 있다.

모자이크 램프는 아래위가 뚫리고 배가 볼록한 원통 표면에 바클라바라 불리는 마름모꼴 색유리 조각과 본주크라고 하는 색유리 구슬을 붙여 만든다. 유리 위에 실리콘을 바른 뒤 바클라바를 붙이고 남는 공간을 구슬로 채우는 거다. 그런 뒤 이틀 동안 말리고 나면 장식물들을 완전히 고정하기 위해 석고를 그 위에 발라 다시 말린다. 전체 제작 과정은 일주일 정도 걸린다. 석고 작업은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므로 터키문화원에서 담당하고 불을 켤 수 있도록 전기장치까지 설치해 준다. 전기장치는 개당 8000원씩 추가비용을 받는다. 그렇게 완성하는 가격이 일자형 램프는 5만5000원, S자형은 7만 원이다. 수업은 일자형만 하고 S자형은 판매만 하고 있다. S자에 쓰이는 바클라바와 본주크의 재료 수급이 어려워서란다. 바클라바는 12가지 정도 색상이 있고 본주크는 15가지가 있다. 모두 터키에서 수입한다.

	바클라바와 본주크를 붙이고 석고를 발라 완전히 굳혀서 완성된 상태.

램프 제작의 첫 단계는 도안 위에 바클라바를 배열하는 것이다. 자신의 램프에 어떤 모양을 붙일지 먼저 종이에 스케치하는 셈이다. 그래야 붙일 때 실수가 없다. 실리콘은 주사기에 넣은 상태로 주는데 조심스럽게 램프 표면에 눌러 짜 놓고 그 위에 바클라바를 붙인다. 이날 터키 출신의 달하 구룸(25) 씨가 강사로 나섰다. 구룸 씨는 "실리콘을 너무 많이 바르면 바클라바 위로 실리콘이 튀어 올라와서 나중에 석고 작업을 하는 데 방해가 된다. 하지만 너무 적게 바르면 쉽게 떨어질 수 있으므로 양 조절에 신경 써야 한다"고 주의를 줬다. 그러면서 한 사람씩 실리콘양이 적절한지 살펴봤다.

바클라바로 큰 무늬가 완성되면 나머지 빈 부분에 실리콘을 바르고 색유리 구슬인 본주크를 붙인다. 이때는 한 색깔로 전체를 다 붙여도 되고 원하는 색상을 섞어서 해도 된다. 여러 색깔을 섞을 때는 한 색깔씩 따로 작업해야 한다.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을 섞어서 쓰고 싶다면 램프를 아래에 두고 빨간색 구슬을 흩뿌린 뒤 아래에 떨어진 구슬은 빨간색 통에 다시 모아두고 노란색, 파란색을 각각 따로 작업을 해야 한다. 구슬의 크기가 굵은 소금보다도 조금 작은 정도라 서로 섞이면 분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S자 램프

관영 씨와 재희 씨 커플은 각각 바클라바 배열을 독특하게 해서 개성 있어 보였다. 게다가 재희 씨는 다양한 색깔의 비즈를 섞어 붙여서 알록달록한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다. 친구와 함께 온 지연 씨는 푸른 비즈로 채워서 푸른 바다 같이 시원한 느낌으로 완성했다. 완성하는 데 총 2시간 정도 걸리는 과정이지만 누구도 지겨워하지 않고 집중해서 완성했다. 각자의 개성대로 만든 램프를 햇살에 비추자 터키의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했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