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는 장면 너무 많아 다소 고생
- 군입대 전 한 작품 더 할 것 같아
- 지금까지 센 캐릭터 끌렸지만
- 로맨틱 코미디물 도전하고 싶어"

소위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 외모를 지닌 배우 지창욱은 액션 전문 배우 같다. 최근 드라마 '힐러' 'K2'에서 강렬한 액션을 보여줬으며, 첫 주연 영화인 '조작된 도시'(9일 개봉)에서는 누군가의 조작에 의해 살인범으로 몰리는 백수 권유 역을 맡아 이전보다 강력한 액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화 '조작된 도시'에서 누군가의 조작에 의해 살인범으로 몰리는 백수 권유 역을 맡은 지창욱. 이용우 기자 wylee@kookje.co.kr

'조작된 도시'는 PC게임 속에서는 리더지만 현실에서 백수인 권유(지창욱)가 단 3분 16초 만에 살인자로 조작된 채 PC게임 멤버들과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과정을 다뤘다. PC게임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범죄 액션 영화답게 지창욱은 와이어 액션, 카체이싱, 격투에 이르기까지 고난도 액션을 선보이며 통쾌함을 준다. 액션과 연기가 되는 차세대 충무로 배우로 주목받는 지창욱과 '조작된 도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첫 주연 영화라 부담이 컸겠다.

▶2015년 제의를 받았는데 '첫 주연을 맡아 영화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부담스러웠지만 대형 스크린에 나오는 저의 모습이 궁금하기도 했다. 또 관객들이 저를 극장에서 봤을 때 어떤 느낌일까라는 생각도 했다.

-PC게임과 현실의 경계를 오가고, 만화적 상상력이 더해진 색다른 액션영화라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시나리오를 보고 영화로 잘 표현될 수 있겠느냐는 걱정도 있었다. 그런데 박광현 감독님을 만나고 확신이 생겼다. 박 감독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머릿속의 생각이 구체화하면서 재미있는 작업이 되겠다고 느꼈다.

-드라마 'K2' 제작발표회 때 "가장 고생한 액션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조작된 도시'를 보니 그보다 더했을 것 같다.

▶'K2' 때는 초반에 액션이 많아서 굉장히 힘들었다. '조작된 도시'도 그에 못지않게 고생하면서 촬영했다. 액션 장면이 멋있었다는 말을 듣는데, 드라마나 영화나 카메라 앵글에 따라 더 자극적인 액션이 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조작된 도시'의 교도소 장면에서 180도로 다리를 찢는 것도 카메라 앵글의 도움을 받았다.

-액션도 좋았지만 감정 연기가 돋보였다. 살인범으로 잡혀 교도소에 있는 상황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의 모습이나, 자신을 그렇게 만든 인물에 대해 분노하는 연기가 좋았다.

	영화 '조작된 도시'는 권유(지창욱)가 3분16초 만에 살인자로 몰리면서 PC 게임 멤버들과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과정을 다뤘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입장에서는 액션도 중요하지만, 감정이나 상황에 더 집중하게 된다. 촬영 전부터 권유의 감정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억울하고 화나는 가운데 어머니가 의문사한 상황에 몰입하려고 했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하는 내내 왠지 모를 먹먹함이 있었다.

-촬영하면서 원 없이 맞았겠다.

▶땅바닥에서 구르고, 머리끄덩이를 잡혔다. 단역분들에게 많이 맞았는데, 촬영에 들어가면 조금 흥분하시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나중에 국선 변호사로 나오는 오정세 선배님을 때리는 장면에서 제가 흥분해서 진짜로 때려 갈비뼈에 금이 가는 사고가 있었다. 저도 흥분한 것이다. 많이 반성했다.

-'조작된 도시'에서는 심은경 씨의 결정적인 도움을 받았고, 'K2'에서는 소녀시대 윤아 씨를 지켜줬다. 두 여배우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심은경 씨가 연기한 여울은 대인기피증이 있는 인물이었다. 실제로 심은경 씨나 제가 낯을 가리는 편이어서 실제로도 영화 속 모습과 비슷했던 것 같다. 윤아 씨는 그 정반대였다. 수다스럽고 낯가림 없었다. 윤아 씨랑 첫 촬영부터 키스 신을 찍어야 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촬영이어서 어떻게든 빨리 친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바르셀로나 도착 다음 날 커피를 마시자고 해서 작품은 물론 살아가는 이야기까지 많은 대화를 나눴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는 한 번도 출연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좀 센 캐릭터에 끌렸던 것 같다. 그래서 트렌디한 작품이 들어오지 않았다. 요즘은 '로코킹'이라는 말도 듣고 싶다. 드라마 '킬미, 힐미'에서 지성 선배님이 연기한 다중인격 캐릭터도 재미있을 것 같다. 배우 입장에서 그런 역할은 자극적이지만 보여줄 것이 많다.

-올해 군입대 예정이다. 그 전에 로맨틱 코미디에 출연하길 바란다.

▶올해 현역으로 입대할 예정인데 아직 시기가 정해지진 않았다. 입대 전에 한 작품 정도 더 할 것 같은데 로맨틱 코미디는 아닐 것 같다. 배우의 삶에 대해, 연기에 대해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군대를 다녀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