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사 효과로 입맛 돋우는 화이트 그릇
- 블루 접시와 어울려 산뜻한 식탁 연출

- 온열 음식은 뚝배기나 주물냄비 권장
- 테이블 중앙에 배치 전체 중심 잡아줘

- 긴 테이블 러너는 상차림에 품격 더해
- 나무쟁반·플라워 장식도 이색 아이템

명절에는 가족뿐 아니라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까지 함께 여러 번의 식사를 하게 된다. 그만큼 음식을 준비하고 차려내는 이의 부담이 크다. 게다가 메뉴는 명절마다 큰 변화가 없으니 차려내는 사람도 별 재미가 없다. 이럴 때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이나 식탁의 모습이 조금만 달라져도 새롭게 보인다.

어느 집에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흰색 그릇으로 깔끔함을 살렸다.

누구나 집에 하나씩은 있는 화이트 그릇을 배경 식기로 활용한다. 기본적으로 화이트나 그레이, 블랙 등 무채색은 어디든 무난하게 어울린다. 그중에서 화이트 그릇은 반사 효과 때문에 음식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며, 다른 색깔의 식기와도 잘 어울려서 테이블의 분위기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이딸라 마케팅팀 최예람 과장은 "설맞이 상차림으로 화이트 그릇을 깔고 산뜻한 라이트 블루 컬러의 앞접시나 싱그러운 에메랄드 컬러의 냅킨 등 독특한 색채를 과감하게 더해 보라"고 조언했다.

이딸라의 '떼에마'에 에메랄드 냅킨으로 색채를 더하고 삼각과 사각 접시로 포인트를 줬다.

그릇의 크기나 소재를 달리하는 '믹스 앤 매치'도 좋은 방법이다. 믹스 앤 매치의 기본은 비슷한 색상을 사용하거나 반대로 대비되는 색상의 보색 대비로 상을 구성하는 것이다. 유기, 자기, 원목, 유리, 주물냄비 등 특유의 질감이 있는 그릇을 섞어 활용해도 좋다. 특히 유기는 음식이 쉽게 변하지 않도록 유지해주고, 살균 효과가 있어 예로부터 식기나 명절 제수로 널리 사용됐다. 유기는 자기와 특히 잘 어울린다. 예를 들어 유기로 만든 수저와 젓가락을 백색 자기와 내놓는 거다. 유기가 주는 차가운 느낌과 자기의 따뜻한 질감이 조화를 이루며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다. 갈비찜 같이 따뜻하게 먹어야 하는 음식은 온기를 오래 유지해주는 뚝배기나 주물냄비에 담아내는 게 좋다. 이런 무게감이 있는 그릇은 테이블 중앙에 놓으면 전체의 중심을 잡아주는 효과가 있다.

손님이 적을 때는 일인용 테이블 매트를 활용하면 정돈된 모습으로 연출할 수 있다.

원형 접시만 사용하기보다는 삼각, 사각 또는 독특한 모양의 접시 한두 개를 포인트로 배치하는 방법도 있다. 색다른 오각형의 그릇 등 규칙적인 형태에서 벗어난 비정형적인 요소를 가져오면 재미있는 식탁이 연출된다. 같은 원형 접시를 놓더라도 크기와 높낮이가 다른 그릇을 활용하면 테이블에 리듬감을 줄 수 있다. 비슷한 크기와 형태의 그릇으로 상을 차리면 밋밋해서 시선이 분산되므로 테이블 한가운데에 폭이 넓은 큰 볼을 하나 두면 중심을 잡아준다. 다 같이 나눠 먹는 찌개나 전골 메뉴 등을 식탁에 낼 때 활용하면 좋은 방법이다. 넉넉한 용량의 찜 그릇처럼 형태가 다른 그릇을 사용하면 식탁 위의 구성이 다채로워진다.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려면 그릇에 70~80%로 약간 모자라게 담는 것이 좋다. 음식은 되도록 소복하게 높이 쌓아 담는다. 면 요리는 면발을 정돈해 동그랗게 말아 담으면 정갈해 보인다. 면부터 담고 국물을 따로 부어주면 더욱 깔끔하다. 그릇에 담기는 음식과 그릇의 조화도 고려해야 한다. 음식과 그릇은 상반된 색으로 구성하는 게 좋다. 요리가 단색이고 모양이 단순하면 화려한 그릇을 선택하고 반대로 음식의 색과 모양이 화려하면 단순한 화이트 그릇이 어울린다. 한식은 양념으로 색감이 강한 메뉴가 많은데, 이런 요리는 깔끔한 화이트의 식기에 담는 것이 좋다.

가운데 놓을 찜요리는 곡선을 살린 사각 접시에 담아 식탁의 중심을 잡아준다. 취재협조=이딸라, 로얄코펜하겐

그릇뿐 아니라 식탁 위에 놓는 장식물로 표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길이가 긴 테이블 러너는 더욱 격식 있는 느낌의 설 상차림으로 거듭날 수 있는 간단한 아이템이다. 대식구를 위한 테이블이라면 식탁 중간을 가로지르는 도톰한 테이블 러너를 깔고 식구가 많지 않다면 개인별로 테이블 매트와 수저받침, 냅킨을 함께 세팅해 품격을 높인다. 나무로 된 쟁반, 천으로 된 테이블플라워 장식 등 그릇과 소재가 다른 테이블 소품을 활용해도 감각적인 식탁이 연출된다. 특히 테이블플라워는 식탁 위에 올려 장식으로 쓰거나 술을 곁들일 때 잔 받침으로도 쓸 수 있는 이색 아이템이다.

센터피스는 식탁을 풍성하게 만드는 좋은 아이디어다. 화병에 꽃을 한두 송이 꽂거나 초를 켜서 중간에 올려두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센터피스가 될 수 있다. 꽃을 센터피스로 식탁 위에 두면 테이블 전체의 균형을 잡아주고 시선을 모아주기 때문에 생동감을 부여해준다. 식탁 위에 초를 켜는 것만으로도 주목받는 테이블을 만들 수 있다. 유리로 된 캔들홀더에 작은 티라이트 초를 켜고 식탁에 올려두면 은은하게 번지는 불빛으로 아늑한 북유럽 감성을 설 연휴에 즐길 수 있다. 유리컵이나 유리 받침 등을 캔들홀더로 활용해도 함께하는 식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소품이 된다. 단, 식탁 위에 장식물을 얹을 때는 키가 커서 마주보는 사람의 얼굴을 가리는 일이 없어야 하므로 식기류보다 높이가 낮은 것들로 준비한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