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부진 몸 만들려 근육 키우고
- 위험한 격투 장면 등 직접 소화
- 20대 땐 멜로 장르 끌렸는데
- 지금은 오락 코드에 매력 느껴
- '더 킹'과 맞붙는 부담은 없어"

언제나 멋짐을 지닌 배우 현빈이 '역린' 이후 3년 만에 관객과 만난다. 그것도 최고 극장 성수기인 설 연휴를 겨냥한 '공조'로 돌아왔다.

'공조'(18일 개봉)는 북한 형사 림철영(현빈)과 그를 밀착 감시해야 하는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가 위조지폐 동판을 가지고 남한에 잠입한 북한의 조직 리더 차기성(김주혁)을 잡기 위해 역사상 최초로 남북 공조수사를 펼치는 내용이다.

현빈은 차기성에 의해 사랑하는 아내와 부하를 잃은 북한 형사 림철영 역을 맡아 강직한 형사의 모습과 강렬한 액션을 선보인다. 특히 데뷔 이후 처음 형사 역을 맡았으며, 본격 액션을 보여주는 것도 처음이어서 그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게 한다.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일까? 영화 개봉에 앞서 최근에 만난 현빈은 "'공조'는 최선을 다했고, 이제 판단은 관객의 몫"이라며 흥행에 대한 긴장보다 설렘의 모습을 보였다.

-영화는 '역린' 이후 오랜만에 출연한다. 그간 '역린'이나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의 성적이 좋지 않아 이번 작품 선택에 있어 더 신중했을 것 같다.

▶작품 선택 기준이 '시나리오가 최우선'이라는 게 변한 것은 아니다. '공조'는 소재가 신선했다. 남·북한이 비공식 공조 수사를 한다는 점이 신선했고, 각자 맡은 임무를 가지고 있으나 속내는 드러내지 않는 두 형사가 불협화음 속에서 화합을 만들어내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

또 림철영은 이전에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와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다. 어떤 상황에 부닥쳤을 때 대사가 아닌 행동으로 해나가는 것이 재미있겠다 싶었다.

-형사 역을 이전에 해봤을 것 같은 데 없더라. 장르로는 멜로 영화나 드라마가 특히 많았다.

▶저와 호흡을 맞춘 해진이 형도 형사 역이 처음이라고 했다. 20대 때는 뭔가 메시지를 전달하고 여운을 남기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이 저 스스로 끌려서 멜로 장르를 많이 한 것 같다.

'공조'나 현재 촬영 중인 '꾼'은 오락적이고 상업적 코드가 많은 작품인데, 지금의 저는 그런 것에 끌리는 것 같다. 이런 변화는 자연스럽게 제 안에서 생기는 것이다.

-강력한 액션은 현빈 씨 연기에서 볼 수 없었던 부분이다.

▶'역린'에서도 나름대로 액션이 있었는데 도드라지지 않았다. 비중의 차이인 것 같다. 워낙에 운동과 액션을 좋아한다. 그런데 액션 영화를 해보니 계속 긴장해야 하는 것이 힘들었다.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에서 액션을 하고, 실제 총으로 근접 사격하는 장면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화력발전소에서 액션을 할 때는 철제가 많아서 부상의 위험이 있었다. 또 얼굴이나 급소 위주의 타격을 하다 보니까 거리 조절을 잘못할 경우 큰 부상이 나게 된다.

이번 영화에서 관객들이 액션을 칭찬해주신다면 특수효과팀과 무술팀 덕분이다. 그분들이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위험하지 않게 철저히 준비해주셨다.

-슈트를 입고 있었지만, 몸이 다부지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 '공조'에서 배우 현빈은 강렬한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이제까지 보여준 모습에서 변신을 시도한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단단해 보인다는 느낌이 들었으면 했다. 림철영은 특수부대 출신으로, 고강도의 훈련을 받은 인물이라 근육도 만들고 몸집도 키웠다. 슈트나 가죽 재킷을 입어도 근육이 도드라져 보일 수 있게 했다. 실제로 '역린' 때보다 몸이 훨씬 좋았다.

-많은 여성이 '현빈은 슈트다'라는 말을 한다. 슈트 차림을 한 자신이 멋있다고 생각하는가?

▶작품 속에서 슈트를 입은 적이 많아서 그런지 이번 영화에서도 슈트 차림이 불편하지 않았다. 실생활에서도 슈트를 일부러 가끔 입으려고 한다.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행동이나 태도가 달라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갖춰 입으면 사람이 바로 서게 되고 말도 조심하게 되는 것 같다. 중요한 자리에서 슈트를 입는 것도 그런 의미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남한 형사 강진태 역의 유해진 씨와 브로맨스를 연기했다. 호흡이 잘 맞았나?

▶해진이 형하고 처음 같이 작품에서 만났는데, 배려가 많은 연기를 하신다. 본인의 몫을 하면서도 상대 배우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한다. 해진이 형이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것 같지만 즉흥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리허설이나 촬영 전에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하신다. 상대 배우에 대한 배려인데, 그런 점을 많이 배웠다.

-소녀시대 윤아 씨가 강진태의 처제 역으로 출연해 림철영을 짝사랑한다. 윤아 씨에 대한 느낌은?

▶솔직히 깜짝 놀랐다. 연기를 너무 잘했다. 또 촬영현장에서 너무 밝아서 분위기 메이커가 됐다. 그런 면이 영화에도 잘 담긴 것 같다. 윤아 씨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맡는 친군데, 이번 영화에서는 조연임에도 열심히 연기했다. 첫 영화라던데 적응도 잘하고, 머리도 좋은 것 같다. 앞으로 윤아 씨의 연기가 기대된다.

-최근 가장 행복한 순간이 있었다면?

▶지난해는 너무 바쁘게 살았다. 2년 전에 '공조' 출연을 결정하고 6개월을 준비했다. 지난해 3월에 촬영 들어가 7월까지 찍었다. 이후 '꾼'을 10월부터 찍고 있다. 또 그 와중에 개인 기획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바쁘게 살았는데 이제 그 결실인 '공조'가 개봉하게 돼 현재가 가장 행복하다.

-1년 중 극장가 성수기인 설 연휴에 '더 킹'과 경쟁한다.

▶'더 킹'과 같이 개봉한다는 부담은 없다. 장르가 겹치면 부담이 있을 텐데, 다른 이야기라서 더 그렇다. 작품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관객의 판단에 맡길 뿐이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