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 현실로 등장하는 '썸니아'

- 좀비 등장 핏빛 로맨스 '오만과…'

- 살아있는 아이같은 인형 '더 보이'

- 3색 공포의 '무서운 이야기 3' 등

- 섬뜩함으로 무장, 관객몰이 나서

여느 해보다 일찍 30도가 넘는 더위가 시작되면서 극장가에도 무더위를 식혀줄 공포영화들이 차례로 찾아온다. '썸니아'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더 보이', 그리고 한국영화 '무서운 이야기3: 화성에서 온 소녀' 등 색다른 공포를 주는 영화들로 초여름을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꿈이 현실이 되는 공포 '썸니아'

꿈속의 괴물인 프레디가 현실에 등장하는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나이트메어'(1984)는 지금도 섬뜩한 느낌을 주며 공포영화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썸니아'(개봉 25일)는 이와 비슷하게 꿈이 현실이 되는 아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드는 판타지 공포를 선사한다.

영화는 사고로 아들을 잃은 젊은 부부가 코디를 입양하면서 시작된다. 코디를 입양한 후 아름다운 나비가 거실을 날아다니고, 죽은 아들이 실제 나타나는 일들이 벌어진다. 코디가 꿈에서 본 장면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불가사의한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죽은 아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아내는 코디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코디의 악몽도 현실이 되어 나타나기 시작한다. 코디의 무의식에는 어떤 비밀스러운 과거가 숨겨져 있는 것일까?

꿈이 현실로 등장하는 것은 말 그대로 누구나 한번쯤 꿈꿨던 일일 것이다. 물론 악몽이 현실로 등장하길 바라는 사람은 없겠지만 말이다. '썸니아'는 바로 이 점을 노린다. 죽은 아들을 그리워하는 젊은 부부에게 코디의 능력은 감사한 선물이었지만 또한 공포였다. 특히 '나이트메어'의 프레디처럼 코디가 만들어낸 괴물 캔커맨의 존재는 이 영화를 더욱 공포스럽게 만든다. 

■고전과 좀비의 만남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제인 오스틴의 고전 소설이자 세기의 로맨스를 다룬 소설 '오만과 편견'이 좀비가 등장하는 블러디 로맨스 공포영화로 재탄생했다. '오만과 편견'에 색다른 반전을 가미한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개봉 25일)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전염병으로 좀비가 창궐한 19세기 영국, 베넷 가문의 둘째 딸 엘리자베스와 그녀를 사랑하게 된 좀비 사냥꾼 다아시의 핏빛 로맨스를 다룬다.

줄거리는 소설 '오만과 편견'과 마찬가지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 커플과 엘리자베스의 언니 제인과 다아시의 절친 빙리 커플의 사랑이 중심이다. 19세기 영국의 사회상과 여권 신장의 문제 등도 담겨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여기에 좀비가 영국을 습격했다는 극한의 상황을 더함으로써 좀비들의 공격에 맞서 다아시와 베넷 가의 자매들이 멋진 액션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다이내믹하고 스펙터클한 '오만과 편견'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전에 좀비가 등장하는 영화라면 코믹한 B급 패러디 영화를 떠올리겠지만 이 영화는 세련된 고전과 좀비의 멋진 앙상블을 보여준다. 버 스티어스 감독은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19세기를 뒤덮은 무서운 좀비들의 실체로 공포를 선사하고, '오만과 편견'의 팬들에게는 문학사상 가장 사랑 받은 러브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매혹적인 로맨스를 선사한다"고 밝혔다.

■인형으로 되살아난 아이 '더 보이'

'사탄의 인형' 시리즈나 '애나벨'처럼 공포영화에서 사람을 닮은 인형은 극도의 공포감을 주곤 한다. '더 보이'(개봉 6월 1일) 또한 창백한 피부와 무표정한 얼굴을 지닌 여덟 살 아이 도자기 인형이 주인공이다.

영국 외딴 마을의 저택에 유모로 채용된 그레타는 노부부가 자신들의 아들 브람스라고 소개한 인형을 돌봐야 한다. 인형을 자신의 아들처럼 대하는 노부부는 브람스를 잘 돌보라는 말을 남긴 채 여행을 떠난다. 그레타는 인형과 함께 홀로 남겨지고, 저택에서는 기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인형은 진짜 살아 있는 것일까?

누구나 한번쯤 인형이 혹시 나를 바라보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더 보이'는 그런 소름 돋는 느낌을 잘 이용한다. 고풍스러운 저택에서 아무렇게나 방치한 인형이 스스로 움직이고, 그레타를 노려보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공포가 시작된다. '더 보이'에서 인형의 피부 질감, 머리카락, 눈동자 색깔은 빛의 방향에 따라 살아있는 아이처럼 보이기 때문에 더욱 무서운데, 특히 순수하고 어린이 같은 얼굴이 "널 죽이고 싶다"는 표정으로 바뀔 때는 극도의 공포감을 맛볼 수 있다.

■3색의 공포 담은 '무서운 이야기3'

이들 중 '기계령'에서 촬영 때마다 2~3시간에 걸쳐 특수분장을 해야 했던 인공지능 로봇 둔코 역의 아역 이재인이 가장 눈에 띈다. 둔코가 영원히 함께 하자던 약속을 어긴 아이와 엄마에게 어색한 표정으로 웃는 장면은 '무서운 이야기3'을 통틀어 가장 섬뜩한 공포를 준다. '무서운 이야기3'은 오는 10월에 열리는 시체스영화제 경쟁부문인 '미드나잇 익스트림'에 공식 초청됐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