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인 다양하고 선택 폭 넓은
- 저렴한 가격의 캐주얼 정장 선호

- 빈티지 청바지·페이크 양말
- 온라인 마켓 판매 3배·5배 급증
- 지역 백화점 관련 기획전 분주

남성 고객들이 딱딱한 느낌의 정장보다는 편안하고 세련된 캐주얼 정장을 선호하면서 관련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또 패션에 신경쓰는 중년 남성이 많아지면서 젊은 남성이 선호하던 청바지, 스니커즈를 구매하는 4050세대 남성도 늘어나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4층 앤드지 바이 지오지아 매장에서 남성 고객이 캐주얼 정장을 살펴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18일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고객은 2013년과 비교해 12%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34.3%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가 24%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남성 고객이 늘어난 것은 패션과 미용에 투자를 아끼는 않는 '그루밍족'과 자기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포미족(for me 族)' 등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아재'라는 말과 치명적이라는 뜻의 '파탈'을 합친 '아재파탈'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노 모어 엉클(No More Uncle)'이라는 말을 줄인 노무(NOMU)족은 젊은 외모와 생활방식을 찾는 40∼50대 중년 남성을, '주백남'은 주말에 백화점을 찾는 남성이라는 신조어다.

	3545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선보이는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모델 김동성 코치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에디션 앤드지 제공

특히 이들은 단조로운 신사 정장보다는 맵시 있는 캐주얼 정장을 즐겨 입는다. 캐릭터 정장의 대표 브랜드는 앤드지 바이 지오지아, 지이크, 엠비오, 워모, 본, 레노마 등이다. 이들 제품은 일반 신사 정장보다 저렴한 가격과 디자인, 품질을 앞세워 정장 패션시장 내 점유율을 키워가고 있다. 유명 포털사이트의 남성의류 쇼핑검색어 상위권은 캐주얼 정장 브랜드가 차지했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남동현 남성패션 바이어는 "최근 비즈니스 캐주얼을 권장하는 근무환경 변화로 뛰어난 착용감과 활동성을 높인 기능성 정장이 인기"라며 "더운 날씨로 마소재의 여름상품을 찾는 고객들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맞춰 지역 백화점업계도 캐주얼 정장을 내세워 남성 패션시장 공략에 나섰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은 오는 22일까지 지하 1층 행사장에서 '남성 캐릭터 정장 균일가전'을 열어 정장 (9·11·15만 원), 셔츠(2만 원), 재킷(3만 원) 등을 균일가로 할인 판매한다. 롯데백화점 동래점 4층 남성 토탈숍 '브로이어 블루'에서는 의류, 가방, 넥타이 등 다양한 상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 신세계 센텀시티는 지역 최초로 오는 8월 남성전문관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신규 남성 브랜드를 비롯해 '바버숍' 남성 편집숍인 '맨온더분' 등 다양한 남성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선보인다.

또 패션의류업체 한섬은 올해 남성패션 브랜드인 시스템 옴므와 타임 옴므의 매장 수를 20% 이상 늘릴 계획이다. 두 브랜드는 젊고 세련된 남성 고객층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었다.

4050세대 남성들의 패션도 젊어지는 추세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4050 남성의 빈티지 청바지 구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351%) 증가했다. 데님 재킷 구매는 61% 늘었고 데님 셔츠 구매는 5% 늘었다. 딱 붙는 스키니 팬츠 구매는 12% 증가했다. 또 4050 남성의 스니커즈 구매는 전년보다 6배 이상(562%) 늘었고, 스니커즈에 함께 신기 좋은 페이크삭스(신발 속에 완전히 감춰지는 양말) 구매도 2배 이상(194%) 늘었다.

이밖에 4050 남성의 지퍼형 후드 구매는 3배 이상(265%) 늘었고, 후드티 구매는 2배 이상(181%) 증가했다. 맨투맨 티셔츠 구매와 프린트 반소매 티 구매도 각각 71%, 15% 증가했다.

G마켓 관계자는 "4050 남성 연예인이 드라마 등에서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면서 일명 '아재'에 열광하는 문화가 생기고 있다"며 "이들 세대의 패션도 젊어지면서 데님이나 맨투맨, 스니커즈 등 관련 제품 수요가 많이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