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낚시꾼이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밤낚시로 잡은 볼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영등철을 지나 수온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 볼락 외줄낚시가 시작되는 시기다. 볼락낚시는 장소를 갯바위와 배로 나눌 수 있다. 봄에는 주로 갯바위낚시와 간출여 주변에 배를 묶어두고 민장대로 낚는 '배치기' 낚시가 이뤄지고, 늦가을에서 이듬해 3~4월까지는 깊은 수심을 노리는 외줄낚시가 성행한다. 그러나 요즘은 수중여 부근을 찾아다니면서 볼락 어군을 공략하는 패턴으로 변하는 추세다.

남해동부권의 볼락 외줄낚시터는 비진도, 죽도, 매물도 먼바다, 구을비도, 등가도, 연화도, 국도, 좌사리제도까지 넓은 지역에서 형성된다. 부산권은 나무섬과 형제섬 주변에서 주로 이뤄진다. 볼락 외줄낚시는 여러 사람이 한 배를 타고 선장의 지시에 따라 채비를 내리고 올리기를 반복하면서 입질을 받는다. 따라서 선장의 숙련도가 조과를 좌우한다.

외줄낚시는 좁은 배에서 장시간 하기 때문에 되도록 짧은 낚싯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주로 2.1~2.7m 내외의 외줄 전용 낚싯대와 중·대형 스피닝릴이나 장구통릴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전기시설을 갖추어놓은 배가 많아 전동릴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바늘은 외줄 전용 카드채비를 많이 사용한다. 어종에 따라 전용카드가 구비돼 있으니 선장에게 문의하면 된다. 원줄은 6~8호가 좋으며, 카드채비는 기둥줄 4~5호, 가짓줄은 2~3호를 많이 사용한다. 봉돌은 조류의 세기와 수심에 따라 30~150호를 다양하게 사용한다. 하루 낚시에 카드는 10장 정도, 봉돌은 10여 개를 준비하는 게 좋다. 미끼는 청갯지렁이 크릴 멸치 사백어 민물새우 등을 사용한다.

볼락 외줄낚시는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다. 볼락의 군집처를 잘 아는 선장이 포인트에 도착하면 채비를 내리라는 신호를 하며, 이때 채비를 동시에 내려야 옆사람과의 채비 엉킴이 줄어든다. 봉돌이 바닥에 닿으면 원줄을 팽팽하게 감아서 바닥에 걸리지 않게 수심을 계속 확인하면서 채비를 감아올리거나 내려야 한다. 이렇게 해야 볼락의 입질을 받게 된다. 입질이 오기 시작하면 그냥 두고 기다리는 것보다 조금씩 감아올려 볼락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바닥에 붙어서 유영하던 볼락 무리들이 약간 떠서 활동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밑걸림이 생기지 않고 볼락을 마릿수로 잡을 수 있다.

남해안에서 이뤄지는 외줄낚시는 볼락 열기 쏨팽이 등 암반층에서 서식하는 어종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외줄낚시는 갯바위낚시보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바람이 강하거나 조류가 빠를 때는 입질을 받을 확률이 줄어든다. 외줄낚시는 다른 낚시와 달리 팀웍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채비를 올리고 내리는 동작이 반복되기 때문에 호흡을 맞추어 낚시해야 채비 엉킴이 줄어들고 낚는 고기 마릿수도 많아진다.

박춘식·낚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