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수한 한우 암소만 고집
- 화력 센 참숯 비장탄에 구워

- 홍두깨살 육회로 입맛 돋운 뒤
- 갈빗살 치마살 낙엽살 꽃살 등
- 특수부위 고루 맛보는 B세트
- 살코기 푸짐한 갈비탕도 인기

- 직접 만든 석이버섯·갓 지 등
- 고기맛 배가 시키는 반찬도 매력

선홍색 살 사이로 실핏줄처럼 뻗어나간 하얀 마블링. 소고기의 맛을 보장하는 증표다. 소고기 마니아들은 마블링 생각만 해도 절로 입에 침이 고인다. 이런 소고기를 화력이 세기로 유명한 참숯 비장탄에 굽는다면 어떨까? 그 맛이 궁금해 부산 동래구 온천1동의 암소 한우고기 전문점 '박장대소'를 찾았다.

서동준 대표는 "우리는 한우 암소고기만 고집하고 등급도 원플러스, 투플러스만 골라서 받는다"며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0여 년간 축산물 유통업을 하던 서 대표는 "암소 특유의 고기맛은 무척 구수해서 정말로 즐기는 분들은 기름장이나 소금도 찍지 않고 드신다"며 "그 정도로 암소 고기만의 맛이 있다"고 했다. 그는 거세우와 암소를 비교하면 거세우는 암소에 비해 구수함이 현저히 떨어져 싱거운 느낌마저 든다고 덧붙였다.

박장대소에선 다양한 부위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생고기 세트 메뉴 중 B세트가 가장 인기가 높다. 육회에 갈빗살, 특수 부위인 치마살, 낙엽살, 꽃살까지 고루 즐길 수 있기 때문. 먼저 육회로 입맛부터 돋우는 게 시식의 순서다. 설탕을 약간 넣어 3일간 숙성한 간장에 후추, 마늘, 쪽파 등으로 양념한 육회는 부드럽고 고소했다. 육회는 보통 기름이 적은 엉덩이살로 만드는데 이곳에선 육회 부위 중에 고급으로 치는 홍두깨살을 쓰고 있다. 홍두깨살에는 근막이 없어 씹히는 맛이 부드럽다.

비장탄에 갈빗살부터 구웠다. 모듬 세트의 고기들은 신기할 정도로 네모 반듯하게 썰어 나온다. 예쁠 뿐 아니라 입에 넣었을 때 적당한 만족감을 주는 크기다. 고기는 김해에서 받아오면 3일간 숙성을 거쳐 손님상에 올린다. 숯이 좋아서 금방 익는 갈빗살은 고소하고 부드러워 아이들도 좋아할 만하다. 서 대표는 "고기에 소금을 뿌려서 굽지 말고 구운 뒤 소금을 찍어 드시는 게 더 맛있다"고 알려줬다. 이어 구운 치마살은 무척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했다.

다음으로 낙엽살을 올렸다. 지방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육즙이 터지는 맛이기보다 담백했다. 하이라이트인 꽃살은 말 그대로 한 번 씹으면 육즙이 팡팡 터졌다. 기름기가 많아 담백한 것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고소하다. 이렇게 근내지방이 많을 때는 참숯에서 구워내면 숯의 향이 더해져 풍미가 굉장하다.

또 다른 매력은 오전 11시~오후 3시까지 맛볼 수 있는 점심특선 갈비탕이다. 갈비도 아주 실하고 푸짐해 남자들이 먹어도 양이 많다고 할 정도다. 국물은 한우뼈를 이용해 7시간 동안 따로 고아내고 갈빗살도 따로 양념해 익혀낸다. 얼마나 잘 익혔는지 살이 뼈에서 저절로 떨어질 정도다. 갈비는 호주산을 쓴다. 국물은 시원하면서도 담백해 고깃국물이 맞나 할 정도로 깔끔한 맛이다. 거기에다 풍성한 고기를 땡초를 썰어 넣은 간장에 찍어 먹으면 어느새 추위는 저만치 달아난다.

이곳에서 또 칭찬할 만한 점은 모든 반찬을 직접 만든다는 것이다. 보통은 식품재료점에서 만들어진 것을 많이 쓰는데 박장대소는 김치, 호박죽, 갓으로 만든 지 등 모든 반찬을 직접 만든다. 그 중에서 독특한 것은 석이버섯으로 만든 지다. 석이버섯을 물에 불려 간장과 식초를 넣은 양념에 재웠는데 부드러우면서 깔끔해 인기가 있다. 평범한 갓김치 대신 갓을 간장과 식촛물에 절인 갓 지도 고기의 느끼함을 싹 제거해주는 역할을 한다. 051)555-5567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