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낚시꾼이 전남 역만도 갯바위에서 감성돔을 잡고 있다.

역만도는 전남 여수시 삼산면 손죽리에 속하는 섬이다. 거문도와 초도 사이에 있다. 사시사철 꾼들로 붐비는 곳이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어종들이 풍성한 조과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특히 영등철이 되면 마릿수는 떨어지지만, 대물급 감성돔이 묵직하게 입질한다. 바위색이 노랑 또는 청록을 띠는 독특한 풍광을 지닌 데다, 물고기가 서식할 수 있는 물속 지형이나 갯바위 여건이 여느 섬들을 압도한다. 낚시꾼들에게 어한기로 불리는 겨울에도 심심찮게 대물급 감성돔을 토해낸다. 그래서 '작은 거인'으로 불린다.

역만도의 간출여는 흰여, 형제여, 보찰여가 있다. 수심은 보통 7~14m 정도이며, 본류의 직간접 영향을 받는 자리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지류를 공략해야 하는 자리다. 직벽형 포인트는 등대밑, 막밑 일대, 노랑바위 포인트가 있으며, 수심은 10~14m 정도다. 수심이 깊고 직벽형이면서 수중여가 산재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의 채비를 구사할 수 있는 자리들이다. 여밭형 포인트로서는 자갈밭, 사각굴, 부녕개굴, 갈바위 등이 있다. 수심은 3~8m 정도이며, 전유동 채비가 잘 먹히는 포인트들이다. 대물보다는 마릿수 조과가 뛰어난 포인트들이니 참고하기 바란다.

역만도의 유명 포인트(지도) 중 겨울 북서풍을 피할 수 있는 포인트를 소개한다. 보찰여 포인트는 들물에 조황이 좋으며,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꾸준한 조황을 보인다. 보찰여 맞은편 직벽 포인트는 한겨울에도 매우 굵은 씨알의 감성돔 입질이 잦은 곳이다. 채비를 한 단계 튼튼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형제여 포인트는 조류가 빠른 곳이다. 다양한 어종들이 잡히며, 위험하기 때문에 주변에 배를 대기시켜 놓고 낚시를 해야 하는 곳이다. 흰여 포인트는 발판이 편해서 여러 명이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야영이 가능하고 퇴로가 있어 악천후에도 안심하고 낚시를 할 수 있다.

노랑바위 일대는 겨울 감성돔 낚시 포인트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주변 수심은 8m 내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북동풍이 불 때 좋은 조과를 보인다. 칼바위 일대는 자리다툼이 심할 정도로 꾼들에게 인기가 있는 곳이다. 전방 15m 지점에 커다란 수중여가 있는데, 이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수심은 9~10m 정도이며, 초들물과 만조 때 입질이 잦다. 마릿수는 많지 않지만, 대물급 감성돔이 잡히는 곳이라 채비를 다소 튼튼히 해야 한다. 특히 수중여 뒤편에서 입질을 받았을 경우에는 뒤처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까딱 잘못하면 목줄이 수중여에 쓸려 채비가 터질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역만도는 진입하기가 다소 까다롭다. 주변에 이름난 큰 섬들이 많기 때문에 직접 들어가는 도선이 없다. 따라서 낚싯배로 진입하는 방법이 가장 손쉽다. 요즘처럼 겨울 북서풍이 심하게 불 때에는 섬의 남동쪽 포인트를 찾아서 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박춘식·낚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