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흥용 과자점 대표 부산대 앞에

- 정통 고급 디저트 지향하며 개점

- 맛 유지위한 인공지능 쇼케이스 속

- 아기자기 케이크·마카롱 일렬종대

- 촉촉 달달 쫄깃 상큼한 '행복의 맛'

빵은 식사 대용이나 간식, 혹은 디저트로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음식 중 하나다. 동네마다 즐비한 프랜차이즈 빵집 덕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산은 백화점 식품관에도 지역 빵집들이 입점할 정도로 윈도 베이커리(동네빵집)가 강세를 보인다. 거기에 이흥용 과자점의 이흥용 대표가 부산대 앞에 문화의 거리를 만들겠다며 금정구 장전동에 디저트카페 '살롱 드 보네'를 열었다. 지난해 말 개점한 이곳은 벌써 여성들 사이에 디저트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살롱 드 보네를 만들면서 이 대표는 고급 정통 디저트를 선보이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한국, 프랑스, 일본의 파티셰들을 만나 기술 제휴부터 맺었다. 그리고 그렇게 정성들여 만든 케이크가 최상의 맛을 유지하도록 '다이야 쇼케이스'도 들여왔다. 이 쇼케이스는 내부 온도를 섭씨 6도, 습도를 80~85%로 유지한다. 인공지능 센서로 작동돼 케이크가 마르지 않고 생크림 등 크림류의 굳기도 균일하다.

이곳의 파운드 케이크는 너비가 다른 빵집에서 파는 것의 절반밖에 안된다. 베이킹소다를 전혀 쓰지 않아 부풀지 않아서란다. 그 대신에 재료가 풍성하게 들어가는 데다 촉촉하고 치밀한 입자를 갖고 있어 부스러지지 않는다. 이 대표는 "디저트로 먹는 빵은 양보다는 질이다"며 "이전의 파운드케이크 크기로 구우면 값이 비싸다"고 했다. 

그는 파운드 케이크를 맛있게 먹는 방법도 알려줬다. 얇게 썰어 커피나 홍차와 함께 먹는 것이다. 얇게 썰어도 부서지지 않고 형태가 잘 유지된다. 입에 넣고 씹으면 목이 메지 않고 식감이 촉촉하다. 케이크 속에 박혀있는 과일들이 풍미를 더한다. 파운드케이크나 생크림케이크에는 맨 위에 과일이나 견과류 등의 장식이 올라간다. 이것은 미관을 감안한 것일 뿐만 아니라 빵에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를 알려주는 정보이기도 하다. 

마카롱도 프랑스 정통에 가깝게 만들려고 애썼다. 다른 곳보다도 마카롱의 쉘 부분이 훨씬 쫄깃하다. 그 대신 쉘 사이의 크림은 좀 무르게 해서 맛의 균형을 맞췄다. 고객의 입맛을 배려해 당도를 줄였다. 이 대표는 "부산사람들이 특히 단맛에 좀 예민해 덜 달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라즈베리 마카롱와 커피 마카롱이 특히 맛있었다. 라즈베리는 특유의 상큼함이 쫄깃한 쉘을 씹을 때마다 퍼져서 연한 단맛과 잘 어우러졌다.  커피는 부드럽고 진한 향이 매력적이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살롱 드 보네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케이크는 부쉬 드 노엘이었다. 딸기를 넣은 생크림 롤케이크로, 보통은 생크림으로 롤케이크를 덮어 통나무처럼 보이게 한다. 이는 평범한 생크림 케이크 대신 남다르게 디저트를 즐기려는 사람이 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살롱 드 보네에선 '귀가 작은 토끼' 같은 캐릭터를 자주 만날 수 있다. 이 캐릭터는 쿼카다. 쿼카는 호주에 사는 캥커루과 동물로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 관광객들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들을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쿼카에 대해 검색해 보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이라는 별명이 있다. 이 대표는 "이흥용 과자점은 행복한 느림보라는 콘셉트가 있다"며 "그 이미지를 이어가면서 고급화한 것이 살롱 드 보네"라고 했다. 보네라는 단어도 행복을 뜻하는 프랑스어 보네(bonheur)를 가져왔다. 가장 행복한 동물인 쿼카까지 함께하는, 고객에게 행복을 주는 디저트 가게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건물 외관도 저절로 눈이 간다. 일본 홋카이도의 오타루 같은 분위기다. 오타루는 오르골과 맛있는 디저트 가게로 유명하지만, 외관이 동화의 집 같은 느낌을 풍겨 더 인기다. 살롱 드 보네도 흰색의 외관으로 고급스러움을 살렸다. 지하 1층은 빵을 만드는 공간이고, 2·3층까지는 차와 디저트를 즐기는 공간, 4층은 사무실로 쓰고 있다. 3층 한편에는 제빵, 제과 교육을 할 수 있는 강의실도 마련해 다음 달부터는 수업도 한다. (051)711-4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