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산소도 소리도 없는 우주에서 벌어지는 재난을 그린 '그래비티'는 새로운 영상과 이야기로 큰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2년 후 SF 영화의 거장이자 비주얼리스트인 리들리 스콧 감독은 화성에 남겨진 한 남자의 이야기로 SF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아레스 3 탐사대는 화성을 탐사하던 중 모래폭풍을 만난다. 화성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사고로 팀원 마크 와트니가 낙오된다. 사망한 줄 알았던 마크는 자신의 생존 사실을 극적으로 지구에 알리고, NASA와 아레스 3 탐사대는 그를 구하려는 방법을 찾는다.

앤디 위어의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마션'은 NASA 소속 우주과학자와 우주비행사의 철저한 고증을 통해 화성에 고립된 남자의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그려낸다.

마치 우주판 '로빈슨 크루소'에 '그래비티'를 섞은 듯한 이 영화에서 마크는 화성 기지에서 남겨진 식량과 기구를 이용해 500일 이상 생존한다. 영리하게도 마크를 식물학자로 설정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마크를 연기한 맷 데이먼의 연기도 '마션'에 힘을 불어넣는다. 하버드대학 영문과를 다닌 적이 있어 지적인 풍모를 지닌 그는 식물학자 탐사대원 역으로 적역이다. 자신의 과학적 지식을 이용해 물이 없는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하고, 지구와 통신하는 장면은 맷 데이먼이기에 더욱 설득력이 있다.

과학적 고증과 더불어 실제 화성이라고 느껴질 법한 로케이션 촬영도 영화의 리얼리티를 높인다. 화성의 사진들을 참고로 가장 화성과 비슷한 모습을 지닌 요르단의 와디 럼에서 촬영했으며, NASA 장면은 실제 미국 휴스턴에 있는 NASA 본부에서 촬영했다.

마크가 씨감자로 감자를 키우는 장면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마련된 화성기지 세트에서 실제로 경작했다.

리얼리티만으로 영화가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니다. 화성에 남겨진 한 남자를 구하기 위한 NASA의 노력과 아레스 3 탐사대 팀원들의 희생은 감동적이다. 인류의 보편적 정서에 맞닿는 할리우드 영화의 힘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미지의 땅 화성과 광활한 우주를 스크린에 완벽하게 재현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연출과 이를 입체감 있게 촬영한 3D 촬영, 고립된 마크의 심리와 생존 능력을 실감 나게 표현한 맷 데이먼의 연기, 그리고 감동적인 인간 승리의 이야기가 142분의 '마션'에 담겨 있다. 오는 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