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움직이는 미로 글레이드에서 기억을 잃어버린 러너들이 펼치는 생존 게임으로 깜짝 흥행을 기록했던 '메이즈 러너'가 1년 만에 2편으로 찾아왔다.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이하 '메이즈 러너2')는 글레이드에서 벗어난 러너들이 폐허의 도시 스코치에서 벌이는 또 한 편의 생존 게임이다.

미로를 탈출한 토마스와 러너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위험한 실험에 미스터리한 조직 위키드가 관여된 것을 알게 되고, 그곳에서 또다시 탈출한다. 위험이 도사린 스코치에 도착한 러너들은 위키드에 대항하려는 저항 단체를 만나고, 위키드의 계획에 맞설 준비를 한다.

'메이즈 러너2'는 전편에서 가졌던 몇 가지 의문을 풀어준다. 기억을 잃어버린 러너들은 지구를 황폐화한 플레어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가진 이들이다. 플레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마치 좀비 같은 괴물 크랭크가 되는데, 절대 권력을 지닌 위키드는 러너들을 이용해 항바이러스를 배양하려고 한다. 러너들은 자신을 보호해준다고 믿었던 위키드에서 벗어나기 위해 또다시 달려간다.

위키드의 본거지에서 탈출한 이들이 마주한 것은 크랭크가 곳곳에 도사린 모래로 뒤덮인 황폐한 도시 스코치다. 마치 핵폭탄이 떨어진 듯한 모습의 스코치에서 러너들은 쓰러져가는 쇼핑몰, 숨겨진 도시 터널, 빗물 배수관, 지독한 모래바람의 사막, 원시적인 협곡에서 크랭크와 위키드 군대를 피해 생존해야 한다. 전편이 한정된 공간의 미로였다면, '메이즈 러너2'는 도시 전체의 다양한 공간이 하나의 거대한 미로가 된 것이다.

다양한 공간이 배경으로 등장하므로 '메이즈 러너2'의 볼거리는 더욱 화려해졌다. 러너들은 시시각각 자기를 덮치는 수많은 크랭크를 물리쳐야 하고, 위키드 군대의 추격도 피해 숨을 헐떡이며 달려야 한다.

아쉬움도 있다. 전편에서는 러너들의 리더인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뿐만 아니라 친구 모두에게 역할을 분담해 각자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지만, '메이즈 러너2'는 토마스를 중심으로 사건이 진행되는 탓에 개성 있는 인물들의 매력을 느낄 수 없다. 다만 재미교포 배우 이기홍이 맡은 민호 역이 전편에 이어 비중 있게 등장한 것은 다음 3편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한다.

'메이즈 러너2'는 전편이 준 신선함은 덜하지만 미로 같은 도시 속의 생존 게임의 재미와 다음 3편을 기대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16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