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법보다 범인 체포가 우선
- 성충동장애 형사 역할
- 호피무늬 팬티·노출 감행
- '베테랑'과 다른 형사물
- 임창정과 두 번째 영화
- 코믹연기 템포 등 배워

댄디한 느낌이 풍기는 최다니엘은 이중성이 있는 배우다. 브라운관에서는 주로 의사, PD 등 지적이거나 스마트한 역할을 선보였으나 영화에서는 '공모자들' '열한시' '악의 연대기' 등 스릴러 장르에서 강하거나 어두운 느낌의 역할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스스로는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충무로에서는 드라마를 통해 익숙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원했다.

그런데 27일 개봉하는 '치외법권'에서 최다니엘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 '치외법권'은 법보다 범인 체포가 우선인 두 명의 형사가 정·재계를 주무르는 배후 세력 강성기(장광)를 체포하는 과정을 그린 코믹 액션 영화다. 최다니엘은 엘리트 프로파일러 형사 정진(임창정)과 짝을 이루는 유민으로 출연해 여자만 보면 들이대는 성충동장애를 가진 형사를 연기한다. 그는 캐릭터를 위해 호피 무늬 팬티와 전라 노출까지 감행했으며, 코믹 연기에서부터 액션까지 보여주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지닌 배우임을 증명한다.


-두 형사의 캐릭터가 재미있다. 한 명은 프로파일러인데 몸이 먼저 움직이고, 한 명은 성충동장애가 있다.

▶'치외법권'의 형사는 솔직히 사실적이지 않은 캐릭터다. 프로파일러인데 범인을 폭행해 정직 처분을 받은 형사도 없고, 범임을 잡기 위해 마약 하는 형사도 없지 않은가. 실은 촬영하면서는 이 영화가 망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VIP 시사 때 일반 관객이 재미있게 봤다고 해서 희망이 생겼다. '베테랑'도 재미있었는데, 그와 비슷하게 사회를 비꼰 듯한 느낌도 있다.

-촬영 중 위험 요소를 느꼈다는 이야긴데,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 안 하려고 했는데 창정이 형이 한다고 해서 출연을 결정했다. '공모자' 때는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후 창정이 형이랑 다시 하고 싶었다. 창정이 형에게서 코믹 연기의 템포나 영화 작업 시스템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간 영화에서는 진지하거나 무거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데 '치외법권'에서는 오랜만에 눈에 힘을 빼고 연기했다.

▶영화에서 너무 무겁고 심오한 척을 한 것 같아 최대한 가벼운 느낌을 주고 싶었다.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극장에 간다고 했을 때 보고 싶은 영화를 하자고 했다. '베테랑'과는 다른 형사물이어서 두 영화의 차이점을 느끼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초반 범인을 잡기 위해 그의 아내와 잠자리를 하는 장면에서 올 누드로 액션을 해 깜짝 놀랐다.

▶촬영하면서 민망했다. 대본에는 누드라고 하지 않았고, 정사 신도 없었다. 성충동 장애를 지닌 유민 캐릭터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기 위해서 신동엽 감독님에게 직접 제의했다. 상대역인 방은희 선배님이 "잘했다"고 칭찬해줬다.

-위험한 액션을 하던데, 대역 장면도 많았던 것 같다.

▶무술 감독님이 나는 긴 팔과 다리를 이용해서 시원한 액션을, 창정이 형은 절권도 스타일의 액션을 보여주자고 했다. 둘을 합쳐 놓으니 시원했다.

-드라마에서는 시청률의 맛을 봤지만 영화에서는 흥행의 맛을 느끼기 힘들었다. 흥행에 대한 욕심도 있겠다.

▶그런 것에 대해 아쉬움이 없을 순 없다. 하지만 너무 관객이 안 들어서 투자해주신 분들께 피해를 주지 않았으면 한다. 주어진 것에 열심히 하자는 생각을 한다. 내 욕심 탓에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일단 패는 프로파일러와 막장 경찰의 코믹·화려한 액션

- 도박장 패싸움 장면 50시간 촬영
- 호송차 좁은공간 탈출신도 눈길

영화 '치외법권'의 가장 큰 매력은 코믹하면서도 다양한 액션 장면이 등장해 눈을 즐겁게 한다는 점이다. '공모자들'에서도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임창정과 최다니엘은 힘든 액션을 소화해야 했다.

그중 범인을 잡으면 일단 패고 보는 프로파일러 정진(임창정)의 '크레이지 모드'가 가장 잘 드러나는 도박장 액션은 얼떨결에 조직원 전체와 패거리 싸움에 휘말리는 그의 파트너 유민(최다니엘)의 코믹한 리액션이 화려한 액션과 함께 폭소도 선사한다.

최다니엘은 "가장 큰 액션이 펼쳐진 도박장 장면은 내리 50시간을 찍었다. 편집된 액션 장면을 보면서 나도 놀랐다. 나는 다리가 안 찢어져서 멋진 발차기나 그런 장면은 대역 분이 해줬는데 멋있었다. 훌륭한 무술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규칙과 법을 무시한 채 막장 수사를 벌이는 걷잡을 수 없는 두 형사가 결국, 함정에 빠져 체포된 이후 호송차에서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액션은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액션이 주는 쾌감과 함께 임창정, 최다니엘 두 배우의 천연덕스러운 코믹 연기가 어우러진다.

이후 범죄 현장으로 가려고 빌려 탄 경운기 레이싱은 두 형사의 상황을 코믹하게 보여준다. 또 범죄 조직에 잠입해 벌이는 벌목장 액션 역시 코믹과 액션이 어우러진다.

영화 후반부에 절대 악으로 그려지는 강성기(장광)와 최후의 결전을 펼치는 갤러리 액션은 신선하다. 싸움이 가장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장소인 갤러리에서 벌어지는 범죄 조직과 두 형사 간 싸움은 통쾌하면서도 웃음을 주는 액션으로 대미를 장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