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뽀빠파리' 팝업스토어에서 고객이 직접 고른 장식으로 조합한 샌들을 신어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 당신을 위한 기능성 베개

- 잠 습관·체형에 맞는 숙면용품

# 세상에 단 하나뿐인 팔찌

- 원하는 액세서리 선택해 장식

# 기호까지 반영한 플랫슈즈

- 구두 색상·장식 선택해 제작

# 요리따라 채소·과일 컷앤베이크

- 즉석에서 무료로 손질 조리

최근 유통업계에서 고객 맞춤형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고객의 취향이 갈수록 세분화되면서 상품의 장식과 무늬, 기능 등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지역 백화점 업계는 다양한 '맞춤형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내 마음에 맞게 골라 제작

대표적인 맞춤형 상품은 숙면용품이다. 바쁜 직장인들 사이에서 숙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인 맞춤형 기능성 침구까지 등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에 따르면 수면 습관과 체형에 맞춰 숙면용품을 제안해주는 '건강수면숍'은 지난해 9월 개장한 이후, 월 평균 5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매장은 다양한 종류의 기능성 베개를 진열해놓고 고객의 경추 각도를 측정한 뒤 알맞은 상품을 추천해준다. 부산본점 1층의 '판도라' 매장에서는 팔찌나 액세서리의 장식을 고객이 마음이 드는 것으로 조합할 수 있도록 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부산본점 3층 '라움' 매장에서는 '픽셀아트'라 불리는 기법을 캐리어에 적용해 본인만의 독특한 무늬를 캐리어에 붙일 수 있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이명빈 생활콘텐츠 수석바이어는 "갈수록 고객니즈가 세분화돼 이제는 일반적인 니치(niche·틈새) 시장이 아닌 초니치 시장으로 불릴 정도"라며, "이런 흐름이 고객이 직접 상품을 조합해 니즈와 흥미까지 공략하는 커스터마이징 상품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두 상품군의 경우 고객이 취향에 따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상품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6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서 진행한 '뽀빠파리' 팝업스토어에서는 구두 색상과 장식을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주목을 끌었다. 타 구두 브랜드도 이 같은 트렌드를 따라 플랫슈즈 등의 상품을 판매할 때 고객이 선호하는 장식을 고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늘어나는 여행 수요에 맞춰 여행용 캐리어도 패션상품으로 부각되면서 캐리어 표면에 붙이는 무늬를 고객이 직접 고르는 추세다.

이처럼 사용자의 편의에 맞춘 제품은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맞춤) 상품으로 불리고 있다. 직접 조합해 만들 수 있어 색다른 흥미를 준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가전업계도 여러 기능을 조합한 맞춤형 가전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올 여름에는 양방향으로 바람이 나가는 듀얼형 에어컨이 출시돼 방향, 온도, 세기 등 세심한 부분까지 조절할 수 있게 해 주목을 받았다. 세탁기도 별도의 애벌빨래 공간을 구성한 상품이 주부고객들로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농산물 즉석조리·무료 손질

	신세계 센텀시티에서 제공되는 '컷앤베이크(cut&bake)' 신세계 센텀시티 제공

농산물에도 맞춤형 마케팅이 적용되고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 지하 1층 농산 코너에서는 '컷앤베이크(CUT&BAKE)'라는 신개념 서비스 코너를 선보이고 있다. 컷앤베이크는 고객이 매장에서 구매한 과일이나 채소를 즉석에서 무료로 손질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신세계 센텀시티에 따르면 컷앤베이크 서비스는 하루 평균 100여 명의 고객이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다.

늙은 호박은 반으로 커팅하거나, 대파는 뿌리 제거 후 조리하기 좋게 절단해주며, 피망 파프리카 브로콜리 등은 샐러드 용도에 맞게 커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간식용으로 인기가 높은 고구마, 감자, 계란 등은 즉석에서 조리해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 관계자는 "한 여름에도 뜨거운 불 앞에서 씨름하지 않고 군고구마와 구운 감자 등을 맛볼 수 있어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야채 손질 시 필연적으로 생겨나는 음식물쓰레기는 무더운 여름에 쉽게 상하고 악취를 발생시켜, 집안의 불청객으로 손꼽힌다. 구매한 야채를 집에서 손질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이 서비스는 많은 주부 고객들에게 입소문이 나, 서비스 이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 관계자는 "즉석 조리 음식의 품목을 제철 및 인기 있는 아이템으로 점진적으로 다양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