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오올리오(왼쪽), 한우 안심스테이크

최근 동구 초량동은 북항 재개발 사업과 부산역 환경개선사업 등으로 활기가 넘친다. 오피스텔과 호텔, 주거시설 등이 들어서면서 유동인구도 크게 늘었다. 젊은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맛있는 레스토랑도 들어서기 시작했다. 얼마 전 지인이 "초량동에서 제대로 된 이탈리안 음식을 맛볼 수 있게 됐다"고 소개한 곳이 '비노시티'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레스토랑인데 초량동 직장인들 사이에서 벌써 맛집으로 소문났다.

■담백한 식전 빵, 샐러드

	관자요리

씨젠의료재단 건물 10층에 올라가자 130평 규모의 고급스럽고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이 눈에 들어왔다. 창가 자리에 앉아보니 북항과 부산항 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낮에 보는 전경도 좋지만 야경이 훨씬 멋져 밤에는 예약을 따로 하지 않으면 창가에 앉기 어려울 정도다. 레스토랑 이름인 '비노시티'의 '비노'는 이탈리아어로 와인을 뜻한다. 오픈 키친 옆에 있는 와인 셀라에는 산지별로 선별한 와인이 가득차 있다. '비노시티' 천명애 대표는 "와인은 고객이 사전에 예약하면 준비해둔다"며 "오픈 당시에는 와인레스토랑으로 이름났지만 지금은 이탈리안레스토랑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식 맛은 어떨까. 샐러드부터 주문했다. 우선 식전 빵이 나왔다. 갈색빛 식전 빵은 다소 거칠고 투박해보인다.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 발효시켜 직접 만들기 때문이란다. 발사믹소스에 찍어 먹어보니 쫄깃하면서도 담백해 자꾸 손이 간다. '비노시티' 김도현 셰프는 "하루 전날 1차 반죽을 해 실온 숙성시킨 후 다음 날 다시 반죽해 식전 빵을 만든다"며 "조금 번거롭지만 이탈리아에서 먹는 식전 빵 그대로를 손님들에게 내놓고 싶다"고 밝혔다. 김 셰프는 해운대 유명 이탈리안레스토랑 출신으로 로마에서 이탈리아 요리 연수를 받았다.

식전 빵 맛에 푹 빠진 사이 샐러드가 나왔다. 오렌지 소스로 버무린 바질 로메인 치커리 등 야채 위에 모차렐라 치즈를 듬뿍 얹고 그 위에 엑스트라버진을 곁들였다. 고소하고 쫄깃한 모차렐라 치즈와 상큼한 오렌지 소스가 입안에서 상큼하게 맴돈다. 무엇보다 달콤하고 쌉싸름한 소스가 입맛을 당긴다. 소스는 오렌지와 유자를 갈아서 졸인 후 올리브유, 화이트 와인식초 등을 함께 버무려 만들었단다.

■스테이크 소스에서도 정성

	프로슈토 루꼴라 피자

뒤이어 나온 '안심스테이크'는 육즙이 가득하고 부드러웠다. 안심스테이크 위에 올려진 소스는 고기 맛을 한층 부드럽게 만들어줬다. '비노시티'의 스테이크 소스에는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 사골의 핏물을 빼고 하루 정도 끓이고 졸여 국물을 만들고 여기에 쇠고기 안심의 질긴 부분을 오븐에 구워 함께 넣는다. 또 스위스 주정 와인을 함께 넣고 끓여 젤리처럼 말랑하게 만들어 완성한다. 김 셰프는 "사골과 쇠고기가 들어가다 보니 소스맛이 깊어진다"며 "소스를 만드는데 5일 이상 걸리는데 그만큼 스테이크의 풍미를 더 해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해산물토마토파스타

피자는 '마르게리따'를 선택했다. 바질과 신선한 토마토소스가 어우러져 보기도 좋고 맛도 담백했다. 도우도 잘 반죽이 돼 고르니초네(도우테두리)도 부드럽고 쫄깃했다. 피자는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화덕식 오븐에서 구워낸다. 파스타도 이탈리아산 면을 사용해 소스를 잘 버무려 맛이 면에 제대로 배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비노시티'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활용해 일요일에는 '하우스웨딩'을 열고 있다. 프라이빗한 장소에서 여유롭게 진행되는 하우스 웨딩은 신랑 신부, 하객이 함께 즐기는 결혼식이다. 주요 메뉴는 런치파스타 코스(까르보나라, 알리오올리오, 아마트리치아나) 2만 원, 까르보나라 파스타 1만4000원, 4인 세트 메뉴 10만 원 (카프레제 샐러드, 까르보나라 파스타, 마르게리따 피자, 한우 1+등급 안심스테이크, 디저트, 차) 디너 코스 6만~6만5000원. 지하철 1호선 초량역 8번 출구 인근 씨젠의료재단 10층.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밤 10시. (051)469-9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