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수가 시원한 물막국수. 김성효 기자

- 해산물·육류 넣어 끓인 국물
- 화학조미료 안 써 깔끔한 맛
- 메밀면 매일 아침 직접 뽑아
- 비빔국수는 비빌수록 쫄깃

6월 중순이지만 벌써 날씨가 꽤 덥다. 입맛이 떨어지기 쉬운 나른한 이맘때는 시원한 면 요리가 당긴다. 평소 즐겨 먹는 밀가루보다는 청량감있는 메밀면이 제격이다. 메밀은 면역력을 높이고 몸의 저항력을 키워주는 효과가 있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메밀의 주성분인 루틴은 성인병 예방에 효능이 있다. 메밀을 기본 식재료로 만드는 면음식은 냉면과 막국수가 대표적이다. 면발이 굵고 차가운 막국수는 냉면보다는 서민적인 음식이다. 과거 강원도 지역 가난한 화전민들은 여름이 지나고 짧은 기간에도 수확할 수 있는 메밀을 빻아 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그래서 껍질째 갈아 거칠게 뽑은 국수라는 뜻으로 접두사 '막'이 붙었다.

■직접 만드는 면발 쫄깃·탱탱

	생강진액을 넣어 감칠맛이 나는 비빔막국수.

막국수 하면 강원도를 떠올리지만 부산에는 유명한 막국숫집이 몇 군데 있다. 그 중 '금정산'은 미식가들이 꼽는 막국숫집 한 곳이다. 허심청 근처에 있는 이 식당은 금정산 산행 후 출출한 배를 달래는 등산객들 사이에는 이미 이름난 곳이다. 산행 후 막걸리나 소주 안주로 좋은 보쌈, 회요리가 맛있기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골들은 보쌈이나 회요리 등 주메뉴를 먹고 난 뒤 맛보는 막국수를 이 집 별미로 꼽는다.

막국수 면은 매일 아침 메밀가루, 밀가루, 전분 등을 배합해 그날 팔 만큼만 직접 만든다. 그래서인지 물막국수나 비빔막국수 모두 천천히 먹어도 면발이 탱탱하고 쫄깃했다.

무엇보다 물막국수 육수는 시원하면서도 개운하다. 막국수는 유명하다는 집에 가도 육수에서 화학조미료 맛이 나기 쉽다. 하지만 '금정산' 물막국수 육수는 속이 부대끼는 게 없다. 주미 '금정산' 대표가 특별히 멸치류인 '띠뽀리'와 닭발을 넣어 정성껏 끓여냈기 때문이다. 화학조미료를 거의 넣지 않고 해산물과 육류가 조화를 이뤄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특히 닭발에는 콜라젠이 많아 피부 미용에 좋고 구수한 맛을 더해준다. 주 씨는 "닭발의 누린내를 없애기 위해 생강을 넣는다"며 "육류와 멸치류가 적절히 배합돼 깊은 국물맛을 내게 된다"고 귀띔했다.

물막국수 면은 육수의 깊은 맛이 어우러져 씹을수록 감칠맛이 났다. 주 씨는 물막국수에는 겨자, 비빔에는 식초가 궁합이 맞다고 설명했다. 단, 물막국수 육수의 깊은 맛을 그대로 느끼고 싶다면 겨자를 풀지 않는 것이 좋다. 육수는 마실수록 감칠맛이 나고 개운하다.

■해산물과 육류 조합 육수 시원

	깔끔한 맛이 일품인 판모밀.

비빔국수에는 빨간 빛깔의 양념이 보기 좋게 올려진다. 고추장, 양념장 등 손님상에 내놓는 재료는 대부분 주 씨의 손을 거친다. 비빔막국수는 면과 양념장의 조합이 중요하다. 이 집 양념장에는 감초, 생강진액 등 오랜 시간 정성껏 만들어야 하는 재료가 듬뿍 들어가 비빌수록 면이 차지다.

주 씨는 건물 1, 2층은 음식점으로 사용하고 3층은 각종 재료와 양념을 개발하고 보관하는 연구실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한식, 일식, 중식은 물론 복어 조리 자격증까지 가지고 있는 요리연구가다. 막국수에 들어가는 생강진액은 그가 제일 정성을 들여 만드는 음식 재료다. 생강을 설탕, 감초 등을 넣고 오랫동안 고아 큰 항아리에 담아 3년씩 숙성시켜 만든다. 자연적으로 발효된 생강진액에 뜨거운 물을 넣고 마시자 청량감이 느껴지는 생강차 같은 맛이 났다. 생강 건더기는 수육에 넣어 고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주씨는 매실, 메밀 싹, 유자 등을 제철에 대량 구매해 최소 3년간 발효시켜 손님 상에 올린다. 그래서 '금정산' 음식은 설탕 소금 간장 등을 덜 넣어도 달고 상큼한 맛을 낸다.

막국수와 함께 나온 판모밀도 여름철 별미로 인기를 끌고 있다. 메밀면을 적셔 먹게 되는 차가운 '쯔유'는 멸치, 다시마, 양파, 생채소 등 육수와 간장을 넣고 정성껏 끓여내 깊은 맛이 났다. 쯔유를 만들 때 대부분 식당에는 소주를 넣지만 주 대표는 풍미를 가미하기 위해 청주를 사용한다. 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밤 10시. 가격 막국수, 비빔막국수, 판모밀 각 6000원. (051)556-9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