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피치 퍼펙트: 언프리티 걸즈'의 한 장면.

2013년 고교 합창단의 이야기를 다룬 미드 '글리'가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영화에서는 대학교 아카펠라 그룹 벨라스의 도전을 그린 '피치 퍼펙트'가 깜짝 흥행하며 뮤지컬 영화의 계보를 이었다. 특히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여대생들이 힘을 합쳐 유명한 팝송을 아카펠라와 화려한 퍼포먼스로 들려주며 관객의 흥을 돋웠다.

'피치 퍼펙트: 언프리티 걸즈'(이하 '피치 퍼펙트2')는 전국 팝 아카펠라 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한 벨라스가 대통령 생일 기념 파티에서 낯 뜨거운 실수를 저질러 위기에 빠지면서 시작한다. 하루아침에 대학 여신에서 미운 오리 새끼가 된 이들은 국제대회 우승으로 명성을 회복하려고 한다. 그런데 그들 앞에는 독일의 강력한 아카펠라 그룹 DSM(Das Sound Machine)이 버티고 있다. 과연 벨라스는 DSM의 꺾고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피치 퍼펙트2'를 보는 재미는 뭐니뭐니해도 귀에 익숙한 유명한 노래를 팝 아카펠라로 재해석하는 천상의 화음과 댄스영화를 방불케 하는 멋진 퍼포먼스를 보는 것이다. 기대에 부응하듯 이번에도 비욘세, 미카, 뮤즈,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테일러 스위프트, 존 레전드, 플로 라이다 등 현재 최정상 뮤지션의 음악을 아카펠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국제대회에서 벨라스는 비욘세의 '런 더 월드'(Run the World)를 편곡해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영화 중반 벨라스의 라이벌인 독일팀 DSM은 브리티쉬 록 그룹 뮤즈의 '업라이징'(Uprising)을 사이버틱한 무대에서 압도적인 군무와 강력한 비트의 아카펠라로 편곡해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두 팀의 전혀 다른 색깔의 아카펠라와 퍼포먼스를 보는 것은 색다른 흥밋거리다.

물론 '피치 퍼펙트2'에 멋진 아카펠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졸업을 앞둔 주인공들이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겪는 갈등은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폭풍 성대를 지닌 뚱뚱한 멤버 에이미의 발칙한 사랑 이야기도 유쾌하게 그려진다. 또한 힙합계의 대부 스툽 독과 현재 최고의 팝 아카펠라 그룹 펜타토닉스, 일렉트로닉 듀오 다프트 펑크 등이 카메오로 출연해 음악팬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팝콘을 들고 극장에 들어가 흥겨운 노래에 맞춰 몸을 들썩이며 115분을 흥겹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피치 퍼펙트2'다. 2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