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육아를 담당하는 조부모는 아이들의 말을 경청해줘야 건강한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다. 국제신문 DB

- 아이의 말을 먼저 끝까지 들어야
- 스트레칭 통해 근육풀고 조심

직장맘에게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한다는 것은 벅차고 힘든 일이다.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기 쉽지 않고 보내더라도 아침저녁 시간에는 돌보기 힘들다. 결국 조부모의 손을 빌릴 수밖에 없다. 5월은 가정의 달.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를 위한 역할과 건강관리법을 알아본다.

■손주와 특별한 대화법 필요

이달 13일 부산진구건강가정지원센터. 20여 명의 60대 여성들이 조부모육아교실에 참가해 황혼육아법을 익히고 정보를 공유했다. 강사인 양무희(동의대 외래교수)씨는 "조부모는 부모를 대신해 손주를 돌보는 양육자인데 정서적지지자로서 의사소통기술이 필요하다"며 "과거 육아 방식과 다른 데다 육아 지식이 부족하면 자녀와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주 양육과 교육에 있어 의사소통 방법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조부모의 말이 잔소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아이와의 관계 구축이 우선이다. 무엇보다 의무적인 조손 관계를 맺으면 육아에 대한 성취감이나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만큼 손주 육아에서도 특별한 대화 기법이 필요하다.

건강한 의사 소통을 위해서는 아이의 말을 먼저 끝까지 들어주는 경청의 기술을 갖춰야 한다. 양 씨는 "아이의 말을 자르거나 다그쳐서는 안 된다"며 "아이가 느끼고 있는 감정과 욕구를 알고 읽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또 조부모는 아이를 비난하거나 비교하지 말고 "할머니는 이렇게 생각해"라는 '나 전달법'을 사용해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부모가 화가 났다면 이를 직접 표현하지 말고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명령하지 않고 부탁하는 대화법을 사용하면 아이의 자존감을 키울 수 있다.

아이가 학원에 가기 싫거나 밥 먹기를 싫어한다면 조부모는 그 감정을 읽어주고 공감해줄 필요가 있다. 양 씨는 "밥 먹기 싫어하는 아이를 억지로 따라다니며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학원에 안 가려하거나 숙제를 하기 싫어하면 일단 내버려두고 그 결과를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이가 수용받고 인정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조부모가 아이의 정서를 읽어주고 공감해줘야 한다. 아이가 불만족한 감정을 가지게 되면 조부모에 대해 반항한다. 나름대로 성실하게 돌봤지만 아이는 감기, 징징거림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도 한다.

■스트레스받지 않게 여가활동

이날 참석한 할머니들은 손주를 돌보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토로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황혼육아 평균 시간은 주 5일, 주 47시간 이상이다. 일반적인 주 40시간 근무시간보다 황혼육아가 더 긴 셈이다. 따라서 온종일 손주 양육이 이어지면 스트레스를 받는 만큼 하루 최대 5시간, 낮 동안만 돌보겠다 등 실천 가능한 범위에서 육아 규칙을 정해 실천할 필요가 있다.

황혼육아를 하는 조부모에게 흔히 관절염, 요통과 같은 근골격계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체중이 4~10㎏에 이르는 아기를 수시로 안아주고, 씻는 일은 조부모의 몸에 무리한 하중을 가해 각종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아이를 돌보는 데는 체력도 필요한 만큼 가능한 좋은 자세를 가지고 운동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쪼그려 앉거나 몸을 숙이는 자세는 피하고 아기를 안을 때는 팔꿈치를 붙여 손목이나 어깨관절 등에 부담을 줄여준다. 스트레칭도 자주 해 목덜미나 허리 등의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또 아이의 밥을 챙기다 보면 자신의 식사는 놓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고기와 같은 단백질과 신선한 채소를 섭취하고 유제품도 꼭 챙겨 먹도록 한다. 육아 스트레스를 떨치기 위해서는 노래교실, 스포츠 교실 등 취미 생활을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성인 자녀는 육아를 조부모만의 몫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적절한 경제적 보상도 필요하다. 또 육아를 맡겼다면 집안일 부담을 덜어주고 건강상태를 수시로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