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용우 기자 wylee@kookje.co.kr

'안방극장의 퀸' 진세연(21)이 '위험한 상견례2'를 통해 영화에 도전한다.

진세연은 2011년 '내 딸 꽃님이'를 시작으로, '다섯 손가락' '각시탈'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을 거쳐 지난해 '닥터 이방인' 등의 굵직한 드라마에 출연하며 애틋한 멜로 연기를 선보여 두각을 나타냈다. 쉬지 않고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한 진세연은 지난달 29일 개봉한 '위험한 상견례2'를 통해 활동의 장을 영화로 넓혔다. 2011년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로 영화의 맛을 봤지만 주연으로 이야기를 이끌기는 처음이다.

'위험한 상견례2'는 경찰 가족의 딸 영희(진세연)와 도둑 가족의 아들 철수(홍종현)가 우연한 사고로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 두 가족은 영희와 철수의 결혼을 방해하기 위해 합동 작전을 펼친다.

그간 섬세한 멜로 연기를 보여줬던 진세연은 이번에 사랑스러우면서도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연기 변신에 만족감을 드러낸 그녀를 만났다.

-TV에서는 실제보다 성숙해 보이는데, 그간 20대 후반의 역할을 많이 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드라마에서는 성숙한 이미지가 좋았다. 배우로서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동안보다는 노안이 낫다는 말도 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슬프고 사연 있는 역할이 계속 들어왔다. 나이에 맞는 밝은 캐릭터를 하고 싶은데 그런 기회가 많이 없었다. '닥터 이방인'을 마치고 코믹하거나 밝은 로맨틱코미디 같은 연기에 갈증이 있던 때에 마침 '위험한 상견례2' 제의가 들어왔다.

-'위험한 상견례2'의 전편이 영·호남 출신 자녀의 결혼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경찰·도둑 가족 자녀의 결혼이다.

▶경찰과 도둑이라는 설정이 재미있었고, 코미디라는 장르가 좋았다. 영희 캐릭터를 통해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 싶었다.

-아직 나이가 어리지만 영화처럼 부모님이 결혼을 반대하는 상황이 된다면?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쉽게 포기하진 않을 것이다. 평소 부모님이 강요하지 않으시고, 걱정하시면서도 믿어주신다. 결혼도 그렇게 해 주실 것 같다.

	영화 '위험한 상견례2'에서 전직 펜싱선수이자 경찰로 출연하는 진세연.

-영희는 전직 펜싱 금메달리스트인 경찰이다. 펜싱 연습을 많이 했을 것 같다.

▶3개월 정도 펜싱 국가대표팀과 같이 연습했다. 그래서 기본 자세는 어느 정도 나오는 편이다. 연습했던 것보다 많은 장면이 나오진 않는데, 열심히 연습했으므로 관객이 '펜싱을 배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연쇄 강도 살인범을 잡기 위해 클럽에서 잠입 수사할 때 비키니를 입고 댄스를 선보였다.

▶후반부에 촬영했는데 걱정이 됐다. 대본을 봤을 때 이 장면이 전체 영화와 잘 어우러졌으면 했다. 내가 한 연기 중 가장 노출이 많은 장면인데, 운동도 평소보다 열심히 하고 어쩔 수 없이 촬영 전에는 굶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진세연' 앞에 '믿고 보는' 수식어가 있었으면 한다. 배우로서 옳은 길을 걷고 있다는 뜻일 것 같다.


# 고달팠던 촬영 뒷이야기

- 영하 10도에 반팔 입고 여름 촬영 "입김 숨기려 5분간 얼음 물었죠"

	남자친구 역은 홍종현(오른쪽)이 맡았다.

'위험한 상견례2'는 모든 장면이 영하 10도 이하의 추운 겨울에 이뤄졌다. 특히 유난히 한파가 길었던 지난해 겨울, 출연진과 전 스태프들은 경찰공무원 시험 시즌인 봄과 여름의 계절감을 영화 속에 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배우들은 추운 겨울임에도 항상 반소매 또는 얇은 봄 의상을 입어야 했으며, 촬영에 들어가기 5분 전부터는 입김을 숨기기 위해 입안 가득 얼음을 물고 있어야만 했다. 또 연이은 폭설로 야외 촬영이 있는 날에는 3시간 전부터 전 스태프들이 삽을 들고 눈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제설 작업을 해야 했다.

위험천만한 차량 추격 장면이 두 번 등장한다. 첫 번째는 영화 초반 영희와 철수가 처음 만나는 장면으로, 사고가 난 자동차가 뒤집힌 상태에서 진세연은 차 안에 있어야 했다(사진). 진세연은 "처음에는 무서웠다. 도로에 불이 나 있었고, 깨진 유리 파편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겨울 촬영이었는데 불 덕분에 따뜻해서 좋았다. 안전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촬영 준비할 때는 무서웠지만 막상 찍을 때는 안 무서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후반부에 납치된 영희를 구하기 위해 활주로에서 펼치는 레이싱 장면도 있다. 비행기를 동원할 수 있고 대형트럭과 추돌사고까지 연출할 수 있는 장소를 위해 충남 서산의 도로를 섭외했다. 100여 명의 스태프는 이 장면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 한국 영화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비행기와 트럭의 추돌 장면을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