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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마칼럼] 요즘 젊은이들의 쿨한 性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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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5-03-18 19:12:52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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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부산을 찾아온 후배와 바닷가를 찾았다. 후배는 바다가 없는 내륙에 살다 보니 부산에 올 때면 항상 바닷가를 찾는다. 화려한 해운대 야경을 감상하고 있는데 반갑다는 듯 이야기를 꺼내 든다. "아! 저 호텔! 지난번에 남자친구하고 놀러 왔을 때 저기 묵었어요. 야경도 좋네…"

후배는 아름다운 야경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는데 나는 남자친구와 묵었다는 대목에 집중하고 있다. "와! 요즘 아가씨들 못 말리겠다. 우리 때는 남이 알까 쉬쉬했는데, 그렇게 막 이야기해도 되는 거야?" 무안할까 싶어 놀라지 않은 척 덤덤히 이야기를 받았지만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러게요. 하하하" 웃는다. 당당한 후배의 말에 나도 덩달아 웃고 말았다.

손만 잡아도 아이가 생긴다는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고스란히 믿었던 그 시절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우리 시절에는 결혼 전 남자친구와 밤을 지샌다는 건 말도 안되는 죄목이었다.

이슥해진 밤이면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우기면서 엄격한 아버지의 통행금지시간을 들먹이는 것이 본데 있는 집안의 여자로서 할 도리라고 여겼고 자정 전까지는 책임지고 집 앞까지 배웅해주는 남자가 진정 자신을 아끼며 사랑하는 남자라고 믿었던 그런 시절이었다. 이런 얘기야말로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믿거나 말거나 '서프라이즈!'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요즘 젊은이들의 성 의식은 낱개 포장된 과자처럼 사랑과 결혼을 철저히 분리해야만 이해되는 대목이다. 육체와 사랑을 한데 묶어 도매 급에 넘기는 것이 아니라 이 역시 철저히 분리된 별개의 문제로 이해해야만 매우 '쿨'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규칙이야 세상 따라 변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때때로 윤리도 세상따라 변해가는 세상이다. 2009년 국토해양부의 보행문화개선에 따라 우측보행이 기준이 되면서 내 머릿속의 무의식은 나의 몸을 엉망으로 흔들었다. '차들은 오른쪽 길~ 사람들은 왼쪽 길' 초등학교 시절 배운 이 노래는 그 후에도 늘 기억에 남아 나의 무의식을 지배해 왼쪽으로 치우치는 몸을 오른쪽으로 끌어당기느라 끙끙대야 했다. 윤리는 규칙과 달리 매우 강한 무의식이다. 옳다고 배운 것은 기억은 물론 온몸에 본능처럼 배어 행동으로 실천된다. 그런 우리 시절의 윤리가 젊은이들의 그것과 제법 먼 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멀리 미국 뉴욕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날아온 소식이 세상 따라 변해가는 윤리를 들먹이게 한다. 여고생 한 명에게 학생들 여럿이 집단폭력을 가했는데도 그저 구경만 하고 있었다는 어른들. 남의 일에 상관하지 않는 것이 매너라는 달라진 윤리가 그들의 무의식을 막아선 것일까? '진짜 어른'이 그리운 21세기다.

유정임·FM90.5 부산영어방송 편성제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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