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부산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카카오프렌즈 매장에서 고객들이 다양한 카카오 캐릭터 상품을 고르고 있다. 강덕철 선임기자

- 캐릭터 활용 디자인용품 판매
- 하루 매장 방문객 평균 5000명
- 결제고객만 1500~2000명 달해
- 입점 이후 9일만에 매출 2억 원
- 롯데百 "젊은층 유인 전략 주효"

25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7층 카카오프렌즈 매장. 비교적 한산한 평일 오전이지만 쇼핑객들로 활기를 띠었다. 젊은 층인 10~20대가 대부분이었다. 어린 자녀와 함께 대형 피겨 앞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젊은 주부들도 눈에 띄었다.

■매출 대박 행진으로 정식 입점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숍은 지난 13일 전국 롯데백화점 최초로 부산본점에 정식 입점했다. 지난해 7월 20여 일 동안 열린 팝업스토어(임시매장) 행사에서 7억 원의 매출을 거두고, 이후 진행된 광복점 팝업 행사에서도 5억 원을 팔아치우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백화점 관계자는 "부산본점 행사 후 재오픈 요청이 쇄도해 2주 후 광복점 행사를 진행했다. 한 브랜드가 동일한 상권 내에서 2주 내 팝업 행사를 여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팝업 행사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호응으로 정식 매장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약 172㎡(52평) 규모의 카카오프렌즈는 무지 어피치 네오 등 7개의 카카오 캐릭터를 활용한 디자인 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집이나 사무실에 진열할 수 있는 피겨와 인형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 케이스, 텀블러 등 다양하다.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제품은 인형이다. 35㎝ 크기의 프로도 인형은 들어온 지 이틀 만에 품절됐다. 저렴한 가격에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문구류도 인기 상품이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대부분은 10~20대의 젊은 층이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20대 이하 고객이 50%를 차지하며, 10~30대 고객 비중은 80%에 달한다. 쇼핑객 이미경(여·19·부산 사하구 당리동) 씨는 "카카오프렌즈가 입점했다는 소식을 듣고 백화점에 찾아왔다"며 "인형이나 쿠션 등 캐릭터 디자인이 무척 귀엽고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부산을 찾은 관광객 신광석(21·경기도 광주시) 씨는 "평소 피겨를 좋아해 수집하는 취미가 있는데 백화점에서 카카오프렌즈 상품을 만나니 반갑다"고 전했다.

정식 입점 이후에도 매출은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설 당일을 제외하고 9일 동안 2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지난 20~22일에만 7000만 원 상당이 팔렸다.

■젊은층 유입 위해 캐릭터숍 활용

캐릭터숍은 상품을 파는 곳만이 아닌 쇼핑몰 내 하나의 놀이 공간이 됐다. 매장과 엘리베이터 앞 대형 피겨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포토존이 형성되면서 쇼핑객들을 20~30분 이상 매장 안에 머무르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다 보니 방문객도 늘었다. 매장 직원은 "하루 평균 결제 고객만 1500~2000명 수준이고, 방문 고객은 5000명 가까이 된다. 주말은 1만 명 이상 다녀간다"고 말했다.

최근 백화점 업계의 화두는 '젊은 고객층 잡기'다. 고객 연령대가 낮을수록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면서 매장 방문이 줄어들고 있다. 스타일난다 조군샵 등 온라인 스트리트패션 브랜드가 속속 입점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양임 치프(chief) 바이어는 "젊은 고객이 백화점에서 빠져나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이들 고객을 효과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 캐릭터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명동 본점 영플라자는 네이버 '라인' 캐릭터숍이 들어와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20,30대 성인이 됐는데도 장난감을 모으는 등 어린 시절 감수성을 지니고 있는 '키덜트족'이 늘고 있는 것도 캐릭터숍이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양 바이어는 "팝업 행사에서 고객 반응이 무척 좋아 부산이 각별하다"며 "지역에서는 신규 브랜드를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반응이 폭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인기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