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스파이 액션 영화의 개념을 뒤흔들 영화가 나타났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킹스맨')는 예상을 빗나가는 이야기와 다시 보고 싶게 만드는 세련된 액션이 쉴 새 없이 펼쳐지는 신개념 스파이 영화다.

에그시(태런 애거튼)는 IQ가 높고 주니어 체조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그저 동네 양아치일 뿐이다. 에그시의 잠재력을 알아본 베테랑 요원 하트(콜린 퍼스)는 국제 비밀정보기구 '킹스맨' 면접에 그를 참여시킨다. 목숨을 건 훈련에 통과해야 하는 인턴 요원들은 인류를 위협하는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의 음모에도 맞서야 한다.

'킹스맨'은 '킥애스: 영웅의 탄생'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등으로 창의력 넘치는 연출을 보여준 매튜 본 감독과 마블 코믹스, DC코믹스의 간판 작가 마크 밀러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개성 있는 두 사람의 만남은 신개념 스파이 액션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매튜 본 감독은 '킹스맨'에서 '007' 시리즈를 비롯한 고전 스파이 영화에 대한 오마주를 보내는 동시에 정형화된 틀을 무참히 깨뜨리는 파격을 보여준다. 고전 스파이 영화의 주인공을 대표하는, 멋진 정장을 입은 귀족풍의 하트 요원과 전복의 아이콘인 신세대 요원 에그시의 결합은 세대교체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악당 발렌타인의 캐릭터도 흥미롭다. 그는 사리사욕이나 권력욕이 아닌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류의 대부분이 죽어야 한다는 나름의 논리를 지닌 매력적인 악당이다.

일반적인 스파이 영화라면 신구 요원이 힘을 합쳐 악당을 물리치는 전개가 되겠지만, '킹스맨'은 중반에 갑자기 허망한 느낌이 들게 하면서 '이게 뭐지?' 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 허망함이 신선하게 다가오고 후반부를 새롭게 시작하는 추진력이 된다.

고전 스파이 영화의 틀을 깬 '킹스맨'은 스파이 액션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영화다. 11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