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졸속개관 오명 딛고 공사 완료
- 안전사고 위험 균열·돌출 타일
- 모두 걷어내고 일반 블록 교체
- 등대 전망대·옥상 정원도 개관

- 지역 브랜드들 기대 이상 성과
- 삼진어묵 베이커리 3억 원 등
- 향토 맛집 매출 식당 전체 40%
- 의류 업체들도 매출 초과 달성

아시아 최대 규모 아울렛인 롯데몰 동부산이 개점 한 달을 맞았다. 지난달 23일 '공사 중 개관'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문을 연 롯데몰은 현재 마무리 공사를 완료하고 정상 영업 중이다. 뿌옇게 날리던 먼지와 돌출된 바닥 타일도 사라졌다.

■안전 문제로 바닥재 모두 교체

안전을 강화해 인테리어를 마무리한 롯데몰 동부산점 전경.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개점 당시 가장 크게 지적됐던 문제는 '안전'이었다. 바닥 건조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천으로 덮어두거나, 바닥 타일이 균열하거나 돌출된 점도 안전사고를 일으킬 위험이 있었다.

롯데몰 측은 개점 당일 바로 바닥을 전면 교체했다. 기존의 현무암 판석을 모두 걷어내고 일반적인 블록을 다시 깔았다. 롯데몰 동부산점 박상병 점장은 "산토리니 건축 콘셉트를 양보해야 했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방침에 따라 결정했다"고 말했다.

공사는 내부 인테리어만 남기고 90% 이상 진행된 상황이다. 개점 당일 문에 손잡이도 제대로 설치돼있지 않았던 화장실은 정돈된 모습이었다. 롯데몰의 트레이드마크인 등대전망대는 오픈 당시 폐쇄됐으나 현재 정상 운행 중이며, 출입이 금지됐던 옥상 정원도 지난 17일 문을 열었다.

롯데몰을 찾은 쇼핑객들은 대체로 만족감을 표했다. 김지혜(여·31·금정구 장전동) 씨는 "등대전망대에서 송정 앞바다가 보여 이색적이다. 옥상 정원도 아직 잔디가 푸르진 않지만 인공 언덕을 마련해 아이들이 뛰어 놀기 좋다"고 답했다. 지연우(여·32·동래구 명륜동) 씨는 "가격도 저렴하고, 먹거리도 많아 만족스럽다"며 "송정 해수욕장이나 용궁사와도 가까워 자주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도 지적했다. 쇼핑객들이 공통으로 지적한 문제는 몰 규모가 커 길을 헤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었다. 박소양(여·47· 남구 용호동) 씨는 "이정표가 부족하다. 코너마다 화살표와 브랜드명을 표시해 쉽게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향토기업 선전·지역상생

삼진어묵 베이커리 매장.

롯데몰 동부산점이 자신 있게 내세운 점은 '지역 상생'이었다. 지역 향토 브랜드를 다수 입점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다는 포부였다.

실제 부산 향토 브랜드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대표 어묵 브랜드인 '삼진어묵 베이커리'는 오픈 이후부터 불과 한 달 만에 3억 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롯데몰에 입점한 전체 브랜드 가운데 매출 상위 5%에 속한다. 구매 고객 수도 2만 명에 달해, 의류 브랜드를 제치고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매장으로 등극했다. 이 밖에 풍원장 시골밥상, 개미집 등 16개 향토 맛집은 전체 식당가 매출의 40%를 담당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박건순 선임상품기획자는 "지역 맛집은 고객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 패션은 의류 브랜드인 세정 '웰메이드'가 한 달 만에 2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남성복 브랜드 '파크랜드'도 1억 원의 매출로 예상 매출을 초과 달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신세계 아울렛 '긴장'…동부산 쇼핑몰 경쟁 서막

롯데몰 동부산점이 동부산 상권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사이먼 부산 프리미엄아울렛은 롯데몰 동부산점 개점으로 인한 타격이 일정부분 가시화되고 있다. 신세계사이먼은 롯데몰이 오픈한 한 달 전에 비해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롯데몰 개장 초기 쏠림 효과로 집객도 눈에 띄게 줄었다.

신세계사이먼 관계자는 "여주나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은 인근에 롯데 아울렛이 들어서고 상권이 커져 오히려 집객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지만 부산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사이먼 측은 원거리 고객 보다 부산 도심 고객을 유치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신세계사이먼은 인기 브랜드에 대한 세일 등 마케팅을 확대해, 다음 달 중순에는 지난해 12월 매출 수준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롯데몰이 공사를 끝내고 고객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나서는 가운데, 동부산 상권을 놓고 유통가 격돌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