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튀김은 블루베리 소스와 잘 어울린다.(왼쪽), 소프트쉘크랩은 바삭하고 짭쪼름해 인기다.

- 매일 튀김기 청소, 위생에도 신경

튀김이라면 고소함보다는 느끼함이 먼저 다가온다. 그리고 칼로리가 얼마나 높을까 걱정도 된다. 그런데도 튀김기름이 끓는 소리는 빗소리처럼 귀에 착 감기고 고소한 향기는 그런 걱정을 상쇄시킬만큼 충분히 유혹적이다. 물론 방금 만들어서 맛있는 튀김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계리네 튀겨바(010-8858-0050)는 이런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다. 김계일 대표는 "남자친구랑 왔을 때는 못 먹겠다고 했던 여성분이 친구들과 와서는 세트로 시켜서 아주 신나게 드시는걸 봤다"며 슬쩍 웃었다.

튀김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손부터 간다. 젓가락의 존재는 잊혀진다. 그야말로 골든 브라운 색으로 잘 익은 바삭한 튀김을 대하면 얼른 손가락으로 집어올린다. 새우 세트에는 3종류가 나오는데, 그 중에서 블랙타이거를 다리와 함께 튀긴 것이 존재감 갑이다. 가위로 자르면 먹기는 좋지만 튀김옷이 바스라 지는 아쉬움이 있으므로 손가락이 먼저 반응하는 거다. 그 정도로 튀김옷이 얇고 바삭하다. 아삭 하는 순간 음 하는 감탄사가 튀어나온다. 게다가 다리를 튀겨낸 것은 그야말로 새우과자맛이다. 감칠맛에 바삭함까지 나무랄 데가 없다.

	새우튀김 세트는 다른 종류의 새우와 튀김옷을 맛볼 수 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치즈 튀김도 인기가 있다. 모짜렐라, 브리, 까망베르 치즈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다. 표면은 아주 바삭하지만 잘라 놓으면 치즈가 자르르 녹아나온다. 소스 없이 먹어도 느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치즈의 향과 맛이 배가되는 기분이다. 모짜렐라는 쫄깃한 맛으로 한 입 가득히 씹게 된다. 브리는 부드러움으로, 까망베르는 가장 진한 풍미를 자랑한다. 여기에 블루베리 소스를 발라 먹으면 달콤하면서 고소하고 짭짤하니 자연히 맥주가 따라온다.

소프트쉘크랩 튀김은 게 특유의 진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소프트쉘크랩의 튀김옷은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액체다. 단지 소프트쉘크랩의 껍질을 더 아삭하게 하는데 도움을 줄 뿐이다. 아삭하고 짭쪼름한 껍질과 진하고 고소한 게살이 입속에서 잘 어우러진다.

계리네 튀겨바의 가장 큰 장점은 주문하면 바로 튀겨내온다는 것이다. 기다리는 시간은 좀 걸리지만 기다린 보람은 있다. 기름은 카놀라유를 사용하고 매일 기름을 갈고 튀김기를 청소한다. 위생에 대해서는 타협이 없다는 말이다.

튀김을 주문하면 4가지의 소스가 나온다. 카레가루에 소금을 섞은 카레소금, 스위트칠리, 양파를 다져넣은 간장, 고추냉이가 들어간 마요네즈다. 이 중 기자의 입맛에 가장 맞았던 건 우스터소스를 넣어 향과 농도를 다르게 하고 다진 양파가 들어간 간장이었다. 보통의 간장보다는 연하면서 양파가 상큼함을 주었기 때문이다.

맥주에 직접 추출해 숙성시킨 더치커피를 넣은 더치크림맥주도 재미있다. 맥주의 향 대신 향긋한 커피향이 훨씬 진하다. 그러면서 맥주의 탄산으로 시원한 목넘김을 주는 재미있는 메뉴다. 고소한 튀김을 먹고 입을 씻는 용으로는 더할나위 없다. 좀더 독특한 것을 마셔보고 싶다면 하이볼도 있다. 선토리 위스키에 물, 얼음, 라임을 넣어 연하고 상큼하게 만든 것으로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뒷맛에 약간의 알코올 느낌이 나지만 시원하고 연해서 깔끔한 느낌을 준다. 오후 6시~새벽 2시. 도시철도 경성대·부경대 인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