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갈비와 늑간살은 부드러우면서 육즙이 촉촉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하루동안 해동해 당일 작업량만 판매
- 칭따오 등 맥주와도 환상 궁합
- 쯔란에 찍어먹으면 이국적 느낌 물씬

양고기는 대중적인 메뉴는 아니다. 보통의 한국사람들은 먹어본 적이 없는 양고기를 떠올리면 냄새나는 고기, 노린내 나는 고기라는 생각만 한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 접해본 양고기에선 실제로 불쾌한 냄새가 났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양고기는 쇠고기보다 부드럽고 나름의 풍미를 가진 훌륭한 재료다. 양갈비와 양꼬치 등 양고기 전문점 예담(051-704-7088)에서 양고기의 진면목을 느껴봤다.

1년 미만의 양은 램(Lamb)이라 하고 1년 이상된 양은 머튼(Mutton)이라고 부른다. 그 차이는 송아지 고기가 더 연하고 잡내가 덜한 것처럼 어린 양인 램이 육질이 연하고 누린내도 적다. 예담은 그래서 램만을 쓴다. 뉴질랜드 등에서 사육해 도축한 양을 급속 냉동한 것을 수입해 쓰는 것이다. 양고기 집들마다 고기맛의 차이는 해동과정에 얼마나 정성을 쏟느냐다.

	양꼬치는 고소하면서 쫄깃해 술안주로 딱이다.

이 음식점에서는 0~3도 냉장실에서 하루 정도 시간을 두고 해동한다. 해동된 고기는 양꼬치용으로 기름을 제거하고 깍둑썰기 하거나, 늑간살 용으로 갈비 사이 살을 도려낸다. 양갈비로 구워낼 부위도 따로 손질한다. 김근홍 대표는 "매일 그날 작업한 양만 손님상에 올린다. 양 자체가 급속 냉동된 것을 해동하는 것이므로 남은 것을 냉장고에 다시 넣으면 맛이 확 떨어진다"며 재료 소질에 공을 들인다고 했다.

양꼬치는 굽는 모습부터 재미있다. 가느다란 스테인레스 꼬치에 양고기가 꽂혀 있고 손잡이 쪽에 작은 톱니바퀴 같은 것이 붙어 있다. 김 대표는 "톱니를 불판의 홈에 끼워두면 저절로 양쪽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숯 위에서 굽힌다. 숯이 좋아 2분이면 다 굽힌다"고 했다. 이곳의 숯은 '비장탄'으로 졸가시나무, 떡갈나무, 졸참나무를 1200~1400도로 20일간 구워 만드는 고급 숯이다. 참숯보다 비싸고 화력이 좋다. 이렇게 구운 양꼬치는 향긋한 숯향과 쫄깃한 육질이 술안주로 딱이다. 아무래도 중국에서 양꼬치를 많이 먹다보니 양꼬치에는 중국맥주 칭따오가 잘 어울린다.

양갈비 사이의 살을 도려낸 늑간살은 부드러움과 고소함에 놀랄 정도다. 크기가 크지 않아 한 입에 쏙 들어가는 데다 육즙까지 살아있어 자꾸 젓가락이 간다. 양갈비도 마찬가지다. 살이 두툼하고 부드러워 소금과 후추만 뿌린 밑간만으로도 삼삼하게 먹을 수 있다. 여기에 소스는 쯔란, 소금, 데리야키가 나온다.

쯔란은 소위 겨드랑이 냄새를 풍기는 주범이다. 쯔란은 고춧가루에 큐민이라는 식물의 씨앗을 섞어둔 가루의 이름이다. 큐민은 카레나 케밥 같은 메뉴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독특한 향을 가진 향신료다. 서양 요리에선 아주 흔하게 쓰지만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다가가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중국식 양꼬치 집에선 이 쯔란을 꼬치 전체에 발라 구워내온다. 생으로도 향이 강한 큐민에 열이 가해지니 향이 더 진해지게 마련이고 더 부담스럽고 역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손님의 취향을 최대한 존중해 따로 찍어먹을 수 있게 나온다. 그런데 이 쯔란이라는 것이 매력이 있어서 자꾸 그쪽으로 손이 간다. 이국적인 느낌을 물씬 안겨주기 때문일 수도 있다. 쯔란이 부담스럽다면 소금이나 약간 단맛을 가미한 간장 베이스의 소스인 데리야키과 함께 먹어도 좋다. 기자 취향에는 얇게 썬 양파와 함께 먹기를 권한다. 고기 자체가 줄 수 있는 느끼함을 양파 겉절이가 상큼하게 잡아준다. 양파는 아주 얇게 썰어 고기에 얹어 먹기도 편하다.

구운 고기 외에 색다른 맛을 원한다면 양갈비 수육도 있다. 양갈비를 압력솥에서 요리한 것으로, 식감은 결대로 찢어지는 소갈비 같다. 대신 양념을 최소화 하고 겨자장에 찍어먹게 해 담백하다. 부산 해운대구 좌동 재래시장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