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를 대표하는 이야기꾼 장진 감독과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박수건달'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군도: 민란의 시대' 등에 동반 출연하며 주연 못지않은 연기로 신 스틸러로 군림하고 있는 조진웅 김성균이 가족 코미디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로 뭉쳤다. 장 감독은 자신의 장기인 엎치락뒤치락하는 코미디로 돌아왔고, 두 배우는 주거니 받거니 찰떡 호흡을 과시한다.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생이별한 형제는 30년 만에 사람을 찾아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극적으로 상봉한다. 문제는 30년 세월이 주는 간극만큼이나 모든 것이 다른 두 형제의 현재 모습이다. 형(조진웅)은 미국에서 목사가 됐고, 동생(김성균)은 굿 전문 박수무당이 된 것이다. 서로의 모습에 놀라는 것도 잠시, 만난 지 30분 만에 치매를 앓는 어머니(김영애)가 방송국에서 사라진다. 모든 것이 다른 두 형제가 충청도와 전라도를 돌아다닌다.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코미디를 바탕에 깐 로드무비다. 치매를 앓는 어머니는 다양한 이동수단으로 계속 움직이고 두 형제와 방송작가 여일(윤진이)는 어머니의 뒤를 쫓는다. 그런 과정에서 조진웅과 김성균이 감칠맛 나는 대사를 쏟아내며 웃음을 주고, 30년 세월에 담긴 두 형제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하나둘씩 드러나며 짠한 감동을 준다.

가끔 과도한 상황 설정으로 이야기의 구성이 허술해 보이는 단점은 있지만 조진웅과 김성균의 색다른 코믹 연기를 보는 맛이 이를 보완한다. 주로 조폭 영화에서 거친 역할을 했던 두 배우이기에 시치미 떼고 진지한 코믹 연기를 하는 모습은 웃음의 강도를 배가시킨다. 둘 사이에서 드라마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윤진이의 연기도 안정적이다. 장진표 영화에 늘 등장하는 소위 '장진사단' 배우들도 웃음을 책임진다. 김민교, 김병옥, 이한위 등이 예상치 못한 곳에 도사리고 있다가 카메오로 출연해 웃음을 준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어머니 역의 김영애다. 김영애는 어린 두 아들을 버렸던 일을 가슴 아파하며 전국을 돌며 사고를 치는데, 친근하고 따뜻한 연기로 우리에게 가슴 먹먹한 모성애를 선사한다.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달라도 너무 다른 두 형제와 치매를 앓는 어머니가 만들어내는 웃음과 감동이 훈훈하게 다가온 가족 영화다. 23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