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자리잡은 금문교를 배경으로 관광객들이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다.

미국 서부지역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곳이다.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등 크고 화려한 도시와 더불어 그랜드캐니언 같은 웅장한 대자연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미국 서부 여행의 대표적인 도시이자 화려한 관광도시인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를 돌아보자.

■서부 제1의 항구도시, 샌프란시스코

미국 서부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항구도시, 샌프란시스코는 부산과 여러 면에서 많이 닯았다. 바다를 끼고 있는 데다 하루종일 크고작은 바람이 분다. 관광지에 가면 각종 해산물과 부두를 볼 수 있는 것도 비슷하다.

	샌프란시스코 파인아트궁전

샌프란시스코 도심을 다니다 보면 눈에 띄는 것이 전차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케이블카가 공식 명칭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케이블카는 '공중'에 떠서 다니는 것이지만 이곳에서는 도심의 도로 위를 달린다. 클래식한 외관과 15㎞ 안팎의 속도로 도심을 지나다닌다. 이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웬만한 관광지는 거의 다 둘러볼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하면 떠올려지는 '골든게이트 브릿지(금문교)'를 놓칠 수 없다. 샌프란시스코만과 마린카운티를 연결하는 이 다리는 총길이 2.8㎞, 너비 27m로 1933년 착공해 1937년 완공됐다. 당시 기술과 거센 조류, 안개를 감안할 때 건설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완성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주요 전망장소는 금문교를 지나 마린카운티 쪽에 있는 비스타포인트다. 이곳에 서면 금문교의 위용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스카이라인과 짙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또 금문교를 즐기는 방법으로는 자전거나 도보로 다리 위를 건너는 것도 있다. 사시사철 바람이 차고 강하므로 두꺼운 외투와 편한 신발은 필수다.

금문교 주변에서는 예술인의 마을인 소살리토가 유명하다. 아기자기한 카페와 갤러리, 주택들이 늘어서 있어 외지인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살펴보기 좋은 곳이다. 하지만 이곳이 가볼만한 장소로 손꼽히는 또다른 이유는 바로 금문교 아래에서 바다와 그 위를 미끄러지듯 다니는 요트를 가까이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문교와 소살리토를 돌아봤다면 근처 파인아트 궁전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중세 역사가 없는 미국에서 로만 스타일의 건축물을 보면 의아할 수 있다. 파인아트 궁전은 로만 스타일의 화려한 건축물과 공원, 호수, 산책길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건축물은 1915년 파나마의 태평양 박람회를 위해 지어진 것으로, 건축미 면에서 보존가치가 있다는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철거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존 건물은 목재로 지어진 데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훼손돼 한 독지가의 기부금으로 1965년 완전 복원됐다.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외관 덕에 예비 신랑신부들의 단골 웨딩촬영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피셔맨즈 워프는 항구도시의 면모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원래 허름한 부둣가였지만 관광지로 개발된 뒤 인기있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신선한 해산물로 유명한 보딘과 피어39(Pier 39) 등이 밀집돼 있다. 특히 피어39에는 고급 레스토랑과 쇼핑몰이 즐비해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 갓 잡은 해산물을 직접 골라 맛볼 수 있으며 거리예술가들의 공연도 볼 수 있다.

■천사의 도시, 로스앤젤레스

	로스앤젤레스 유니버셜스튜디오

뉴욕에 이어 미국 제2의 도시이자 꿈의 도시인 로스앤젤레스는 영화산업으로 유명하다. 할리우드를 비롯해 유니버셜 스튜디오, 디즈니랜드 등의 관광지가 몰려 있다. 일명 '명성의 거리'라 불리는 맨스차이니스 극장 인근에 가면 전 세계 스타들의 핸드·풋 프린팅을 볼 수 있다. 인도 바닥을 보면 스타들의 손과 발 모양이 새겨져 있는데 한국배우로는 이병헌, 안성기 씨의 프린팅도 눈에 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170만 ㎢의 면적을 자랑하는 영화관련 테마파크다. 트랜스포머, 슈렉 등 유명 영화를 주제로 한 영화세트장과 놀이기구 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하게 있다. 스튜디오 앞의 회전하는 지구모형 전시물은 기념사진 촬영 성지다. 또 유니버셜 스튜디오 바로 옆에 위치한 유니버셜 시티워크에는 각종 쇼핑점과 극장, 음식점이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고 있어 늦은 시각까지 둘러보기 좋다.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거리

게티 센터는 미국의 석유재벌인 진 폴 게티의 개인 소장품을 모아 놓은 미술관이다. 산타모니카 해변과 UCLA 캠퍼스가 내려다 보이는 브렌우드 언덕 정상에 자리하고 있어 언덕 아래에서 센터가 운영하는 트램을 타고 가야 한다. 지금의 건물은 1997년 신축된 것으로, 게티의 자택을 겸해 미술관에 있었던 작품들을 이곳으로 옮겨왔다.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Richard Meier)가 설계한 이 센터는 총공사비 1조 원이 들어간 것으로 하얀 대리석으로 지어 건축물로서도 큰 매력을 지니고 있다. 4개의 독립된 전시관과 중간에 쉴 수 있는 3개의 정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고흐의 아이리스 등 세계적인 미술품들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사방으로 뚫려 있어 로스앤젤레스 전경을 감상하는 전망대로서도 손색이 없어 관광객들이 꼭 방문하는 곳이다.

다운타운 인근에 위치한 산타모니카 비치는 LA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해변이다. 평일 저녁이든 주말이든 할 것 없이 관광객과 시민들로 붐빈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10배에 달하는 백사장과 거대한 파도는 태평양 바다를 한껏 느끼게 해준다. 특히 해변을 가로지르는 덱을 따라 늘어선 씨푸드 레스토랑에서 일몰을 보며 식사를 하는 것도 해변의 낭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또 산타모니카 피어는 로버트 레드포드와 폴뉴먼 주연의 영화 '스팅'과 톰 행크스 주연의 '포레스트 검프' 등 여러 영화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항공편

부산에서 미국 서부로 바로 가는 항공편은 없다.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매일 직항편을 운항한다. 부산 김해공항의 국내선 항공편이나 KTX 열차 등으로 인천공항에 가야 직항편을 이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인천공항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매일 새벽 1시 30분, 오전 11시10분 등 4개 항공편을, 아시아나는 매일 오후 4시30분, 오후 8시 등 2개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인천~샌프란시스코 직항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이 매일 1편씩 운항 중이다.

글·사진=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

	드넓은 백사장에서 거대한 파도로 태평양 바다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산타모니카 비치. 일몰 광경을 보며 씨푸드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저녁식사는 또다른 추억거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