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춘 5명 폐광에 갇혀 점차 사라지는 공포물
- 생존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대생 은주역 열연
- 실제 동굴서 분진 마시며 풀3D로 촬영 강행군
- "단순 호러 넘어 광부들의 감정선 살리려 노력"

쾌활한 성격이 매력적인 부산 출신 배우 정유미가 호러퀸에 도전했다. 정유미는 첫 영화 주연작이자 공포영화인 '터널 3D'(개봉 20일)에서 비밀을 간직한 여대생 은주 역으로 새로운 연기를 보여준다. 국내에서 처음 풀 3D로 촬영한 '터널 3D'는 폐쇄된 탄광 지역 리조트로 여행을 간 친구 다섯 명이 탄광 속에 갇혀 하나둘씩 사라진다는 내용의 청춘 호러 영화다. 특히 탄광이라는 공간감과 폐쇄성이 3D 화면 속에서 리얼하게 펼쳐진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엄마의 정원'을 비롯해 '천일의 약속' '옥탑방 왕세자' '원더풀 마마'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며 인기를 얻었던 정유미가 탄광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새로운 호러퀸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사진 제공 - BoXoo엔터테인먼트

-일일드라마 '엄마의 정원' 촬영과 영화 홍보로 잠잘 시간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제도 잠을 한숨도 못 자고 드라마를 촬영했다. 영화 홍보까지 겹쳐 강행군하고 있다. 체력이 원래 좋은 편이다. 서울에서 춘천까지 한강을 따라 12시간씩 걷기도 했다. 운동을 좋아하고, 몸에 좋은 것을 많이 먹는다. 녹용, 붕어즙, 장어즙, 홍삼, 영양제 등을 챙겨 먹는다.(웃음)

-'터널 3D'는 첫 영화 주연작이자 공포영화다.

▶'호러퀸'을 꿈꾸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촬영하면서는 그런 생각을 못했다. 그런데 개봉을 앞두고 홍보를 하면서 그런 말을 들으니 함께 촬영한 다른 친구들에게 미안하다. 예전에 '인형사'라는 공포영화를 찍었으나 당시 역할이 작았다.

-이 영화는 실제 동굴인 광명가학광산동굴에서 50% 이상을 촬영했다. 그래서 더욱 실감이 나기도 하지만, 촬영이 무척 힘들었을 것 같다.

▶동굴에서 촬영하다 보니 환경이 무척 열악했다. 해 떠서 들어가면 동이 틀 때 나오곤 했다. 촬영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 빠르게 찍다 보니 그렇게 오래 동굴에 갇혀 있었나 싶기도 했다.

-갱도가 무너지는 장면도 있고, 먼지나 분진 때문에 고생했겠다.

▶탄광에서 일하는 분들의 노고를 알 것 같았다. 탄광 세트를 만들어 촬영했는데, 실제와 비슷하게 하려고 석탄가루와 분진 등을 뿌렸다. 스태프들이 처음에는 마스크 안 하고 작업하다가 이틀이 지나면서 마스크를 쓰더니 나중에는 방진 마스크까지 등장했다. 특히 뛰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얼굴, 코, 입으로 그런 것들이 다 들어갔다. 그래도 식사 시간이 되면 밥은 먹겠다고 그 안에서 먹었다.

-'터널 3D'는 풀 3D로 촬영했다. 3D 촬영은 처음이었을 텐데, 현장에서 느낌은 어땠나.

▶촬영 공간 자체가 깊이감이 있는 곳이라 현장 모니터 느낌이 좋았다. 컴퓨터그래픽까지 입혀지면 더욱 실감 날 것 같았다. 가장 기대했던 것이 탄광 안 샤워실 장면인데, 시사 때 보니 거울에서 김 씨(손병호)가 튀어나오고, 은주의 친구인 유경(이시원)이 죽는 것이 임팩트가 있었다.

-이번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한 것이 있다면.

▶탄광에서 일하시다가 돌아가신 분들이 많았고, 폐광된 후에도 그곳에서 힘들게 일하는 분들이 계셨다. 그런 감정선을 건드릴 수 있는 이야기가 풍성하게 살았으면 했다. 청춘 호러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연기로 그런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 1972년 폐쇄된 탄광…350석 공연장 특이

■공포감을 극대화한 광명가학광산동굴

'터널 3D'는 실제 동굴 안에서 촬영해 더욱 생생하고 입체적인 공간을 연출한다. 영화의 3D 입체 효과를 극대화할 공간으로 선택된 곳은 경기도 광명시의 광명가학광산동굴이다.

광명가학광산동굴은 지하 7층 깊이로 내부에는 음향·조명시설을 갖춘 350석 공연장(사진)이 설치된 점이 특별하다.

1972년 가학광산이 폐쇄되기 전까지 실제 광부들이 작업했던 이곳은 촬영 세트에 버금가는 모습을 지녔기 때문에 별도의 공사나 설치 작업 없이도 훌륭한 촬영 장소로 활용할 수 있었다. 전체 촬영 분량의 50% 이상을 이곳에서 진행했던 박규택 감독은 "입체감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섭외하려고 노력했다. 어떤 식으로 촬영이 이뤄지든 3D 효과가 잘 표현되는 공간을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었다"며 영화의 배경이 터널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광명가학광산동굴 선택 이유를 밝혔다.

박 감독의 말처럼 '터널 3D'는 일반인이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탄광이라는 특수한 공간과 3D 입체 기술의 만남을 통해 더 극적이고 리얼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최대의 공포감을 선사한다. 관객은 영화를 관람하는 동안 실제 터널 안에서 주인공들과 함께 호흡하며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