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20년대 남부프랑스 배경으로
- 괴짜 마술사와 심령술사 아가씨의 로맨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판타스틱한 마술은 무엇일까. 우디 앨런 감독은 '매직 인 더 문라이트'에서 냉철했던 이성을 마비시키며 시나브로 찾아오는 사랑이라고 말한다. 달빛 아래에 선 남녀는 뻔히 보면서 속아버리는 마술처럼 자신도 모르게 사랑에 빠진다.

'매치 포인트'에서 영국 런던,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프랑스 파리, '로마 위드 러브'에서 이탈리아 로마를 여행했던 우디 앨런 감독이 이번 영화에서는 1920년대 남부 프랑스로 향했다.

과학과 이성을 믿는 스타 마술사 스탠리는 동료 마술사로부터 심령술사 소피가 가짜임을 밝혀달라는 요청을 받고 남부 프랑스를 찾는다. 그런데 놀랍게도 소피는 스탠리의 비밀스러운 가족사까지 맞히며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처음에는 의심을 품던 스탠리는 점점 소피에게 빠져들고, 급기야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매직 인 더 문라이트'는 제목처럼 로맨틱한 설정이 가득하다. 아름다운 남부 프랑스를 배경으로 마술사와 심령술사의 로맨스를 그리고 있으니 어찌 달콤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비를 피해 찾아간 천문대나 드라이브하는 해안가를 비롯한 눈부신 자연, 그리고 귀를 간지럽히는 재즈 선율까지 이 모든 것이 사랑의 향기를 내뿜는다. 무엇보다 그렇게 냉철했던 스탠리가 소피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는 마치 마법의 묘약을 뿌린 것처럼 신비롭다.

영국 출신 로맨틱 가이 콜린 퍼스는 스탠리 역을 맡아 그간 '브리짓 존스의 일기' '러브 액츄얼리'에서 보여준 무심한 듯 다정한 연기의 결정판을 보여준다. 특유의 영국식 억양으로 까칠하게 퍼붓는 속사포 대사는 무척 매력적이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러블리 걸인 엠마 스톤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는 또 다른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소피를 연기한다. 귀신을 불러내거나 과거사를 맞추는 모습은 엠마 스톤이 저렇게 연기를 잘했나 싶을 정도로 능청스럽다. 어찌 보면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두 배우의 만남은 정반대 성격으로 티격태격하는 영국 신사와 미국 숙녀의 로맨스라는 영화의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입가 미소를 감추지 못하게 만드는 '매직 인 더 문라이트'. 매번 마법 같은 이야기로 우리를 사로잡는 우디 앨런 감독의 이번 초대에 기꺼이 응하겠다. 개봉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