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군 전역 후 첫 복귀작
- 잠 못잘 정도로 설레고 떨려
- 악역 캐릭터 확고…자신감
- 무술고수 보여주기 위해
- 하루 1000번 넘게 칼베기만

10년이 지나도 그는 꽃미남이었다. 강동원은 '그녀를 믿지 마세요' '늑대의 유혹' 등으로 2000년대 초반 '꽃미남 배우'의 대명사가 됐다. 이후 '형사'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M' '전우치' '의형제' '초능력자' 등을 거치면서 점점 배우의 모습을 갖춰나갔다. 그리고 군 전역 이후 첫 상업영화가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다. 19세기 조선, 탐관오리들의 학정으로 백성의 삶이 피폐했던 시절을 배경으로 한 '군도'는 도치(하정우) 중심의 의적떼 군도와 극악한 수법으로 양민을 수탈한 대부호 조윤(강동원)의 대결을 그린 웨스턴 액션활극이다.

해맑은 미소가 매력적인 강동원은 이번 영화에서 무술 실력을 뽐내며 한을 지닌 서늘하고 무서운 악역을 연기한다. 지난 18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강동원은 서른 살을 훌쩍 넘긴 나이임에도 기품 있으면서 더욱 윤곽이 또렷해진 '꽃미남 배우'였다.

	이용우 기자 wylee@kookje.co.kr

-2012년 11월 전역한 이후 이제야 차기작을 볼 수 있다.

▶전역 후 시나리오 받고 준비했고, 지난해 4월 촬영에 들어가 4~5개월가량 촬영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영화를 촬영했다. 오랜만에 관객과 만난다고 생각하니 요즘 설레고 잠을 못 잔다. 오랜만이라 얼떨하기도 하고 긴장도 하지만, 관객을 만날 때는 즐겁다.

-'군도'에서 상대역이 '대세 배우' 하정우라서 이슈가 됐다. 부담이 많았겠다.

▶저는 부담이 없었다. 오히려 주변에서 반대했다. 정우 형뿐만 아니라 다른 선배님들도 연기파 배우인데 제가 살아남겠느냐는 우려였다. 하지만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었다. 모델 시절부터 치면 이제 데뷔한 지 16년 정도 됐다. 그간 송강호('의형제'), 김윤석('전우치') 선배님과도 해봤다. 긴장하는 시절은 지났다. 조윤 캐릭터가 확고해서 맡은 바를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특별하게 해주는 것이 조윤이라고 믿었다.

-그런 자신감 때문인지 '군도'를 보고 난 후 악역임에도 '강동원의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에게 기대치가 낮았던 점이 있었을 테고, 그런 반전 같은 것을 즐긴다. 정우 형과 선배님들이 제가 뛰어놀 수 있게 잘 깔아줘서 감사하다. 감독님께도 감사한다.

-조윤은 무술 고수여서 다양한 액션이 필요했겠다.

▶조윤은 멋진 액션을 보여줘야 했다. 칼베기만 하루에 1000번을 넘게 했다. 액션 콘티를 짜 와서 연습하자고 하면 "필요 없다"며 기본부터 시작했다. 그렇게 두 달 정도 상단, 대각선, 수평, 앞뒤 찌르기를 계속했다. 번뇌를 자르는 것 같았다. (웃음)

-후반부 대나무 숲 장면을 비롯해 중반에 군도 무리와 대결하는 장면 등이 멋졌다. 특히 조윤의 상투가 잘려 삼단 같은 머리가 흘러내리는 장면은 '늑대의 유혹' 우산 장면 이후 또 여성 관객이 탄성을 자아낼 것 같다.

▶그런 것을 예상하지는 않았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머리를 묶고 칼싸움을 다시 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다시 묶는 것도 이상하고…. 아기를 앉고 있는 장면이라 한 손으로 검을 휘두르는 연습을 많이 했다.


# 장검·쌍칼 등 캐릭터별 무기 보는 재미 쏠쏠

■'군도'의 각양각색 무기 열전

'군도'는 하정우 강동원 이성민 마동석 윤지혜 김재영 등 최강의 멀티 캐스팅을 자랑한다. 이들은 영화에서 특색 있는 무기를 사용한다. 백정에서 의적 군도의 중심이 되는 하정우(사진)는 백정 출신답게 소고기를 다듬던 도살용 칼보다 더 넓적한 쌍칼을 주무기로 한다. 군도에 합류한 그는 2년가량 쌍칼을 가지고 액션 수련을 거듭한 끝에 쌍칼의 대가가 된다.

백성의 적 조윤 역을 맡은 강동원의 주무기는 그의 큰 키와 우아한 몸동작이 돋보이는 장검이다. 평균보다 훨씬 길게 제작된 장검으로 망설임 없이 상대를 베어 나가는 모습은 처연하면서도 무서운 액션이 된다.

군도의 두령인 노사장 대호(이성민)는 키보다 긴 창칼을 휘두르며 무리를 호령하고, 군도의 힘을 담당한 천보(마동석)는 웬만한 사람은 들기 힘든 묵직한 쇠구슬로 적들을 날려 버린다. 군도의 홍일점인 마향(윤지혜)의 주무기는 백발백중의 실력을 자랑하는 활로 스나이퍼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남사당 광대 출신인 금산을 연기하는 김재영은 날렵한 몸이 가장 큰 무기이다. 습격 작전마다 적진을 교란하는 선봉대로 날쌘 액션과 발재간을 보여주고, 특히 소도(小刀)를 이용한 빠른 공격은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