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트랜스포머'가 처음 상영됐을 때만 해도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모습에 감탄사를 자아내며 신기하게 느꼈었다. 하지만 이후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3편까지 만들어지면서 이야기의 빈곤함 때문에 1편이 주었던 놀라움이나 새로움은 점점 퇴색했다. 그래서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더 제작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3년 만에 돌아온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이하 '트랜스포머4')는 '지금까지는 모두 잊어라'는 카피처럼 새로운 이야기와 더욱 다양해진 로봇으로 진용을 갖추고 관객을 유혹한다.

시카고에서 벌어진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전투 이후 5년이 지난 지구는 로봇 군단에 맞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업그레이드된 로봇을 개발한다. 또한 전작의 메가트론을 능가하는 압도적 파괴력을 지닌 강력한 적 락다운이 새로 등장한다. 이에 오토봇 군단은 인간의 위협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또한 락다운으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 거대 공룡 로봇인 다이노봇 군단과 힘을 합쳐 싸운다.

'트랜스포머4'는 한마디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주는 액션과 특수효과, 스케일의 쾌감을 만끽할 수 있는 영화다. 상영 시간이 164분으로 거의 세 시간에 달하지만,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화려하고 다양한 볼거리가 넘쳐난다. 오토봇 군단인 옵티머스 프라임, 범블비, 하운드, 트리프트, 크로스헤어에 다이노봇 군단인 슬러그, 스콘, 스트레이프와 막강 악당 락다운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더해지면서 새로움을 준다. 특히 공룡을 형상화한 다이노봇 군단은 '트랜스포머' 팬이 기다려온 캐릭터여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로봇의 대결 장소도 시카고에서 텍사스, 홍콩, 베이징 등 동서양을 넘나들기 때문에 이국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1억6500만 달러라는 거액의 제작비가 어디에 쓰였는지 보여준다. 액션 장면은 로봇들의 대결뿐만 아니라 카 체이싱, 비행선 전투 등이 다양하게 펼쳐지기 때문에 숨 돌릴 틈이 없다.

이야기는 지구를 구하는 오토봇과 그를 지키려는 인간이라는 기본 구조에 로봇 군단에 맞서려는 인간의 이기심을 다뤄 지루하지 않다. 또한 딸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부정, 딸의 남자친구와의 미묘한 신경전이 사이사이에 들어가 액션의 긴장감을 덜어준다.

164분 동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만이 줄 수 있는 영상의 쾌감을 만끽하게 하는 '트랜스포머4'는 SF 액션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다. 25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