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이하 '캡틴 아메리카2')가 올해 본격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시작을 알린다. '캡틴 아메리카2'는 성조기를 떠올리게 하는 슈트와 방패를 든 주인공이 너무 미국적이라는 이유로 원제인 '캡틴 아메리카:더 퍼스트 어벤져'가 아닌 '퍼스트 어벤져'로 2011년에 개봉한 영화의 속편이다. 이번에 원제를 그대로 제목에 사용한 이유는 영화 내용이 '미국 만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2년 전 어벤져스의 뉴욕 사건 때 70년간의 냉동상태에서 깨어난 캡틴 아메리카는 현대에 적응하며 닉 퓨리, 블랙 위도우와 함께 쉴드의 멤버로 살고 있다. 어느 날 쉴드 내부에 불순한 조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죽은 줄 알았던 70년 전 친구 버키가 윈터 솔져가 되어 적으로 나타난다. 캡틴 아메리카는 누구도 믿지 못하는 상태가 되고, 세계는 위험에 빠지게 된다.

마블 코믹스의 슈퍼히어로인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는 세계를 혼자 구하기도 하지만 '어벤져스'처럼 힘을 합치기도 한다. 이들의 중심에 있는 조직이 닉 퓨리가 책임자로 있는 쉴드(전략적 구토 개입 및 집행 병참국)라는 국제 평화 유지 기구다. 쉴드는 그간 베일에 싸여 있었는데, '캡틴 아메리카2'에서 그 실체를 드러내는 동시에 그 내부에 적이 있다는 설정이 덧붙여져 흥미롭다.

'캡틴 아메리카2'를 보는 재미는 액션의 쾌감에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했던 '퍼스트 어벤져'는 캡틴 아메리카의 탄생 배경과 맞물려서 조금은 구닥다리 액션과 '미국 만세'의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납치된 선박에서 벌어지는 액션을 시작으로 도심 자동차 레이싱 액션, 마지막 헬리캐리어가 등장하는 하이라이트 액션까지 쉴 새 없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군과 적군이 혼재하고, 캡틴 아메리카의 과거 친구 버키가 등장해 이야기에 살을 붙여 영화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전편에서 덩치 좋기만 한 슈퍼히어로였던 크리스 에반스가 이번에는 좀 똑똑해 보이는 것도 호감을 갖게 한다. 날개 슈트를 장착한 새로운 캐릭터 팔콘의 합류도 눈에 띈다.

한편 마지막으로 '아이언맨', '토르' 시리즈나 ''어벤져스' 등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일찍 눈치챘겠지만 영화가 끝나도 금방 일어나면 안 된다. 특히 이번에는 쿠키 영상이 두 개이니 긴 엔드 크레딧의 끝을 확인해야 한다. 개봉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