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시간 함께 가며 예전 얘기
- 우연한 만남, 다시 이어질까

겨울 외투를 벗으니 달콤한 로맨스 영화가 새록새록 생각난다. 헤어졌던 연인과 로맨틱한 장소에서 우연한 만남을 갖는다면…. 햇볕 따스한 봄날에 이런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영화 '러브 인 비즈니스클래스'는 그런 상상에 시럽을 더하는 달콤한 로맨틱코미디다.

3년 전 연인 사이였던 4차원 질투녀 줄리(루디빈 사니에)와 바람둥이 변호사 앙트완(니콜라스 베도스)은 우연히 뉴욕발 파리행 비행기의 비즈니스클래스 옆자리에 앉는다. 티격태격하며 시작된 두 사람의 대화는 어느덧 첫 만남부터 연애 시절, 그리고 이별하게 된 상황까지 이어진다. 그러는 사이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되고, 서로 이해를 넓혀가는 두 사람. 과연 로맨틱한 6시간의 비행은 둘을 다시 연인으로 만들어놓을 수 있을까?

비행기가 배경인 영화는 모두 납치나 테러가 등장해야 할 것 같은데, 이번에는 말랑말랑한 사랑의 분위기가 흐른다. 솔직히 길을 가다 우연히 헤어졌던 연인을 만나도 어색한데, 비행기 옆자리에 동승하게 됐으니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특히 사랑의 감정이 남아 있는 상태니 안절부절못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행기 안이라는, 도망갈 수 없는 특별한 공간이라는 점이 줄리와 앙트완의 대화를 이끌어낸다.

대화와 함께 과거 연애 시절의 모습이 회상으로 그려지는데, 줄리와 앙트완의 각자 시각으로 진행된다.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는 적절히 교차편집되며 영화 속 옆자리 승객처럼 관객도 점점 둘의 연애사에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의 이별은 한 사람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파리지엥의 사랑을 그린 영화답게 낭만의 도시인 파리의 다양한 모습이 등장한다. 과거 앙트완이 줄리를 유혹하기 위해 선택한 장소인 에펠탑 전망대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첫 키스를 나누는 노트르담 성당 앞 대주교 다리,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팔레 루아얄 레스토랑, 대형 시계를 배경으로 로맨틱한 키스를 나누는 오르세 미술관의 아름다운 풍경은 부러움을 살만하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에 곁들여지는 소울과 재즈, 샹송은 사랑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상투적일 수 있는 사랑 이야기지만 비행기 안의 우연한 만남, 아름다운 풍경과 음악으로 색칠해 특별하게 만든 '러브 인 비즈니스클래스'는 올봄 데이트 무비로 모자람이 없다. 2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