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문화제에 등장한 처용가면을 보고 있으면 한없이 인자하면서도 낙천적인 표정을 엿볼 수 있다.

# 살아있는 유물, 처용…울산을 들썩이게 하다

제 47회 처용문화제가 10월 3일부터 6일까지 울산시 남구 달동문화공원에서 진행됐다. 처용문화제는 처용무, 판소리 서사극 처용왕자, 처용체조 그리고 구군 대표 프로그램 등으로 이뤄졌다. 이와 함께 처용설화를 중심으로 울산의 역사와 문화재 체험을 할 수 있는 '처용투어'도 마련 돼 있어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처용무는 처용 가면을 쓴 다섯 사람이 서서 추는 춤으로 통일 신라 헌강왕 때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처용은 용왕의 아들이며, 자신의 아내를 탐한 역신 앞에서 처용무와 함께 처용가를 부르자 역신이 그의 인품에 탄복했다고 한다. 처용무를 처음 본 사람들이라면 가면에서 한 없이 인자한 처용의 모습을 연상 할 수 있을 것이다. 울산대 이승민

	처용문화제 기간 중 한복 패션쇼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처용문화제 거리퍼레이드에서 난타 공연이 선 보이고 있다.

# 업주들 배만 불리는 택시 부가세 환급제

	택시들이 길게 줄지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부산시는 총 98개 택시업체를 대상으로 1분기 택시 부가가치세 경감세액(이하 부가세 경감액) 사용실태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택시 부가세 경감액이란 택시 기사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고자 택시 사업자가 내는 부가세의 90%를 환급해주는 제도다. 국토교통부의 부가세 경감분 지급 지침에 따르면 '운수종사자에게 기본급이나 수당으로 전액 현금지급'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업체에서 이를 횡령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사례가 드러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최충환 부산지회장은 "차 보유 대수도 비슷하고 사납금도 같은데, 회사마다 환급되는 돈이 다르다"며 "이 문제는 업주의 회계 조작과 이를 관망하는 부산시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규모가 비슷한 A사와 B사의 기사가 받은 환급금은 최대 14만 원 차이가 났다. 지난해 택시업계에 지급된 환급금 예산은 1800억여 원이다. 부가세 경감분에 대한 논란은 부산뿐 아니라 서울, 인천, 광주 등에서도 불거지고 있다. 최 지회장은 "택시 요금을 올려봐야 업주들 배만 불리는 꼴이다"며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거라면 차라리 지원법을 폐지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부산대 정민진

	14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간부들이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 18살 BIFF 진짜 주역 '자봉' 대우 달라져야

	여성 자원봉사자가 짐을 나르고 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움직였던 인력 1100여 명 중 자원봉사자가 883명이었다. 18년 동안 BIFF는 거대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자원봉사자가 없다면 움직일 수 없는 인적구조다. 그런데 이들은 매일 6000원의 식사비와 3000원의 교통비를 받고 평균 열흘 동안 하루 12~13시간 일해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일에 보람과 긍지를 가진다. 그뿐 아니다.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평균 6대 1의 경쟁률까지 뚫었다. 참으로 눈물겹도록 순수한 열정들이다. BIFF 조직위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선발한 엘리트들을 무보수로 고용하는 셈이니 이보다 성공적인 인사정책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BIFF 2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자원봉사자들 처우에 조직위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 부산에서 영화제가 처음 시작되었던 1996년 부산시로부터 3억 원이라는 턱 없이 적은 예산을 지원받았던 조직위는 필요예산 17억 원을 만들기 위해 모금 운동을 벌이는 한편 부산 시민의 무보수 자원봉사 참여를 호소했다. 하지만 이제 영화제는 부산시로부터 60억 원을 지원받는 등 총 예산 120억 원 규모의 기업형 조직으로 성장했다. 어려웠던 시절 시민의 순수한 열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면 이제 시민들의 열정에 대한 최소한의 대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는 자원봉사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젊은 세대에 대한 기성세대의 양심일 수도 있다. 경성대 김종호

	야외행사장 외벽이 바람에 넘어지지 않게 행사 내내 붙잡고 서 있는 자원봉사자가 안쓰럽다.

	늦은 밤까지 계속된 무대공연 질서 유지를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앞줄에 앉아 있다. 피곤에 지쳐 잠이 든 봉사자가 보인다.

※후원: 이텍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