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내 미등록 오토바이, 헬멧 미착용 만연
- 선배에서 후배로, 안일한 오토바이 운전 문화
- 부산대역, 장전역 앞 불법 주차된 미등록 오토바이 즐비

겨울방학 중인 지난 21일 오전 부산대학교(이하 부산대) 캠퍼스. 국제신문 취재팀은 부산대 북문 인근 삼거리에서 지나가는 오토바이들을 관찰하였다. 약 10분 동안 삼거리를 지나간 총 10대. 이 중 7대는 번호판이 달렸지 않은 ‘미등록 오토바이’였다. 게다가 운전자 10명 중 4명만 헬멧을 쓰고 있었다.

	(부산대 내에서 미등록 오토바이를 타는 학생들. 사진=김민훈 기자)

이같이 미등록 오토바이를 많은 타는 이유는 경사도가 높은 학교 특성상 오토바이를 이용하면 이동이 편리한데, 복잡한 등록 절차와 비싼 보험료가 학생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중 일부는 한 대의 미등록 오토바이를 여럿이서 돌려 타기도 한다. 이런 미등록 오토바이는 주인 의식이 결여돼 안전 관리가 허술해지고 면허가 없는 학생들도 쉽게 운전대를 잡을 수 있어서 사고의 위험이 커진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인 셈이다.

실제로 미등록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재학생 B 씨(25)는 “대다수의 학생이 면허 없이 학과 혹은 동아리 선·후배 오토바이를 빌려 타게 되는데, 보통 여럿이서 타는 오토바이는 안전 점검이 잘 안 되기 마련이다. 실제로 나도 타이어가 마모된 동아리 선배의 오토바이를 타다 넘어진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교내에서만 타야지’하는 생각에 면허증을 따지 않는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등록도 못 하고 보험도 가입하지 못한다. 물론 비용적인 부분에서 부담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학생들이 졸업하거나 미등록 오토바이가 고장 났을 때 처분하기 어려워 아무 곳에나 버리는 경우도 많다. 나는 졸업하면 후배에게 오토바이를 물려 줄 생각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산대 정문을 비롯해 도시철도 장전역, 부산역 일대에는 불법 주차된 미등록 오토바이가 즐비했다. 오랫동안 방치된 듯한 일부 오토바이는 곳곳에 녹이 슬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흉물이 되었다.

이에 금정구청과 금정경찰서는 오는 23일부터 합동 단속과 함께 미등록 오토바이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민훈 기자, 권태웅 인턴기자 minh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