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아름다운 섬 산토리니를 떠올리게 하는 깊고 푸른 청색의 그림이 덧칠된 작은 가방. 바다를 끼고 사는 사람들에겐 익숙한 색채고, 풍경이다. 훌쩍 떠났던 여행길에서 우연히 어릴 적 익숙했던 심상들을 마주할 때가 있다. 처음 보는 그림과 처음 마주한 예술품을 볼 때도 마찬가지이다.

김영미 작가는 고단한 심상을 흙이나 색채로 어루만지며 우리를 새로운 여행길로 안내한다. 5번째 개인전에서 그가 들고온 소품은 '가방'. 가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흙으로 빚어낸 도자 방식의 조형 작품에는 물리적으로 전혀 다른 방식의 시간들이 담겨 있다. 작가는 지나간 여행이나 우연한 만남 속에 기억하는 가방들을 그만의 감성으로 새롭게 빚고 채색했다.

전시를 기획한 김현명 큐레이터는 "그의 작품에는 삶 속 쉼표들이 머물렀던 여행 속 순간들이 녹아들어 있다. 작가의 시선이 담긴 가방과 사물을 통해 새롭고 유쾌한 일깨움을 주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3일까지 부산 동래구 명륜동 아트까페 움. (051)557-3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