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란물에 쉽게 빠지는 학생들
- 버스 안에서 성인 웹툰 보기도

부산의 한 고등학교 교실. 쉬는 시간 한자리에 모인 남학생들이 농담을 주고받으며 키득거린다. 이들은 간밤에 본 온라인 성인물 속 주인공의 낯 뜨거운 행각에 대해 이야기하며 무료 성인 웹사이트 주소를 공유했다.

최근 청소년의 온라인 성인 웹사이트 접근이 쉬워지면서 이로 인한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수시로 성인 팝업 광고나 웹툰(인터넷 만화)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나 관련 대책이 절실하다.

국제신문 학생기자단은 16일 부산 동천고의 한 1학년 학급 학생들에게 성인 웹사이트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그 결과 교실 내 상당수 학생이 성인 웹사이트를 이용한 경험이 있으며, 일부 학생은 현재도 해당 웹사이트에 수시로 접속한다고 밝혔다.

성인 사이트 접속이 빈번한 이유에 대해 답변자들은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어만 입력해도 해당 사이트를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령 제한이 없는 모바일 게임을 할 때 불법 팝업 광고가 수시로 나타나고, 실수로 해당 광고를 클릭해 접속하면 쉽게 나올 수 없는 점도 학생들이 성인 사이트에 쉽게 노출되는 이유로 꼽혔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실제 어떤 방법으로 성인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걸까? 답변자들은 친구의 추천·포털사이트 검색·성인물 광고 등 경로를 이용하지만, 최근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나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웹사이트 공유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학생들 사이에 높은 인기를 끄는 성인물은 웹툰이다. 학원을 마치고 귀가할 때마다 버스에서 성인 웹툰 사이트를 이용한다는 학생은 "다른 성인물 사이트에 비해 접속이 쉽다"며 "네이버 웹툰도 성인 웹툰을 연재하는데, 해당 콘텐츠를 보려면 성인 인증이 필요하지만 여러 우회 방법을 통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학생은 "성인 웹툰이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어서 성적 판타지를 자극한다. 한 번 본 뒤 후회하고 다음에는 보지 말자고 결심을 해도 또 다시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게 된다"며 성인 웹툰의 자극성과 중독성을 우려했다.

이날 학생들은 성인 콘텐츠를 보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토론을 했다. 토론에 참여한 한 학생은 "얼마 전 한 일본 AV(성인용 영상) 배우의 폭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는 업자의 꾐에 빠져 AV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고통받는다는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영상 촬영 과정에서 출연자들이 심적·육체적 고통을 겪는 만큼 그런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은 인권 유린을 방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토론자는 "불법 성인사이트를 이용하는 게 나쁜 건 누구나 안다"면서 "청소년기에 성적 호기심과 욕구가 왕성한 건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해소책 없이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학업에 지친 학생들의 음성 콘텐츠 이용을 조장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홍재현 학생기자 동천고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