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우수상 '다시 없을 우리' 등
- 내달 22일 학교 학예전서 상영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단편영화로 영화제를 준비해 화제다. 출품작 모두 아마추어 작품이지만, '꽤 높은 수준'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행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여고 학생들이 학내 '문학 UCC 공모전'에 출품할 단편영화를 촬영하고 있다.

부산여고는 다음 달 22일 이 학교 학예전인 '동백제' 프로그램의 하나로 '2016 동백영화제'를 열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앞서 학교 측은 지난 9월까지 3개월 동안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제1회 문학 UCC 공모전'을 진행했다. 대회는 학생들이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연기와 촬영, 편집 등 작업을 해 10~20분짜리 단편영화(UCC)를 만들어 출품하면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작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학생들이 상상력과 끼가 담긴 영화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산하고 진로 선택에 도움이 될 경험을 얻게 하자는 취지다.

지난 7월 공모전 공고가 발표되자마자 총 17개 팀이 팀원의 역할 분담 내용이 담긴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여름방학 시작과 함께 UCC 제작에 돌입했다. 방학 내내 각 팀 학생들은 수 차례 아이디어 회의를 열어 이를 토대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촬영과 편집을 반복해 지난 9월 결과물을 학교에 제출했다.

교사진이 17편의 작품을 심사한 결과 총 3편의 최우수·우수 작품이 선정됐다. 출품작은 코미디 추리극 패러디물 등 장르를 넘나들며 우정과 진로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는 평가다.

최우수작인 '다시없을 우리'는 불의의 사고로 친구를 잃고 방황하는 주인공이 우정을 통해 삶의 희망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배우의 연기와 몰입, 편집기술과 영상미로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수작으로 선정된 'END, AND'는 진로 선택에 대한 고민을 다룬 작품으로, 성인이 된 주인공이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다는 설정을 통해 학창 시절 진로 탐색의 중요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작품을 심사한 국어과 담당 박수정 교사는 "생각보다 완성도 높은 작품이 많아 놀랐다"며 "촬영 편집 등 면에서 수준이 높아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고 강조했다.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우수상 팀의 신예진 학생은 "촬영 음향 등 전문 장비가 부족해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과가 좋아 보답이 됐다"고 말했다. 상을 타지 못한 신민지 학생은 "모든 게 신세계였다"며 "기획 단계에서 팀원 간 의견을 조율하는 게 힘들었지만, 마지막 편집까지 우리만의 창작물을 만들어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학생들은 '2016 동백영화제' 준비위원회를 조직했으며, 포스터와 상영작 예고 제작 등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준비위는 영화제 기간 제작진과 관객과의 대화, 관객 투표를 통한 연기상 인기상 시상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지원 학생기자 부산여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