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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배추 한국 육종기술 세계 선도, 고인 헌신과 열정 후학에 큰 귀감”

우장춘 박사를 기리며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08 18:58:02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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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장춘 박사는 정치적인 사정으로 망명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혼혈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일본 히로시마현에서 유소년기를 보내고 도쿄로 이사해 대학을 마쳤다. 대학 졸업 후 은사의 추천으로 고노수에 있는 국립 농사시험장에 들어가 연구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나팔꽃 색의 유전에 관한 내용으로 학위논문을 준비했으나 논문 제출 직전에 연구실에 불이나 연구 내용이 대부분 불타고 말았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곧 다시 유채 유전에 관한 연구를 시작해 세계 육종학계에 큰 감명을 준 ‘종의 합성’, 즉 그동안 교배가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돼 온 서로 다른 종 간에도 극히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교잡이 일어나서 새로운 종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연구 결과로 도쿄대학 농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는데 이는 고노수 시험장의 제1호 박사였다.

당시 이 연구에 참여했던 동료 직원의 회고담에 따르면 우 박사는 인품이 중후하고 창의력이 특출해 후배 직원의 많은 존경을 받았다고 한다. 또 한 가지 특별한 업적은 당시에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겹꽃 피튜니아를 완전하게 생산할 수 있는 채종(씨받기) 방법을 확립한 것이다.

이와 같은 탁월한 연구 업적이 있었음에도 신분 문제로 승진에는 제한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인지는 모르나 1937년 9월 지금은 세계적인 육종회사로 성장한 ‘다키이’종묘의 초대 농장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8년 동안 농장의 연구 기반을 닦았으며, 강연과 저술을 통해 당시로써는 새로운 분야였던 일대잡종 채종법 개발에 크게 이바지했다.

종자 개발은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분야였기 때문에 생산성과 품질이 높은 교배종 생산은 일본인이 거의 독점해왔다. 해방 후에 갑자기 교배종 채소 종자의 공급이 중단됨에 따라 채소 생산기반이 크게 위축되던 시기에 우 박사의 환국 추진운동이 전개됐고, 1950년에 우 박사의 귀국이 성사됐다. 안정된 생활과 가정을 남겨두고 홀로 귀국하는 어려운 선택을 하신 것이다.

귀국 후 한국의 원예연구를 총괄하는 책임을 맡아 당시의 열악한 연구환경 개선과 후진 양성에 진력했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 배추 등 김장 채소의 품종 육성과 종자 생산체계를 단기간에 구축해 김장 채소 공급을 안정화했다. 현재 무 배추 고추 등 일부 채소의 육종기술은 세계를 선도하는 단계에 있다. 이는 우 박사의 지도와 헌신에 감명받은 후학의 분발이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 우장춘 박사를 모셨거나 지도를 받았던 분은 이미 많이 타계하셨지만 그 시절을 훈장처럼 가슴에 간직하고 자랑스러워하셨다. 그들은 우 박사에 대한 존경심은 마치 신앙에 가까웠다고 회고했다.

올해는 우장춘 박사 서거 60주년을 기념해 ‘나의 조국’이 개정 발행됐다. 우 박사의 출생과 유년 시절, 대학 졸업 후 농사시험장 시절의 연구 내용과 동료들 사이에 있었던 에피소드, 가족의 회고담 그리고 귀국 후 활동 등에 대해 관계있었던 많은 사람과의 깊이 있는 인터뷰를 통해 그의 일생을 매우 사실적으로 서술한다.

이러한 기록은 그 시대의 상황과 그때그때 우 박사의 심경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서 인격과 연구에 대한 집념, 조국의 원예산업 발전에 헌신하고자 하는 그의 열정을 잘 나타낸다. 우장춘 박사를 존경하는, 우리나라 원예산업 발전에 관심이 많은 이가 다시 한번 그의 조국에 대한 헌신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회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우회 남부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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