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관측 설명하는 정태현 박사. 우측이 관측된 블랙홀 모습. 연합뉴스

블랙홀을 최초로 관측한 결과가 발표됐다. 지구에서 5500만 광년 거리에 있는 처녀자리 은하단에 속한 초대질량 블랙홀 M87이 그 주인공이다. 관측된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65억 배, 지름은 160억km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블랙홀의 관측은 이론상으로 존재를 추정했던 블랙홀의 모습과 크기·질량을 실측하고, 큰 질량 주변의 시공간은 왜곡된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블랙홀은 육안으로 관찰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었다. 빛을 포함한 모든 전자기 복사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블랙홀의 강한 중력은 블랙홀 외곽 경계선을 지나는 빛도 끌어들여 휘어나가게 만드는데 이 빛들에 의해 블랙홀의 그림자가 생긴다. 이 그림자의 상이 맺히는 부분이 바로 사건 지평선이다. 사건 지평선은 블랙홀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넓은 경계지대로 인간이 전파를 사용해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다.

그리고 블랙홀을 관측할수 있었던 것도 이 블랙홀의 그림자 ‘사건 지평선‘ 덕분이었다. 전 세계 곳곳에 설치한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의 영상을 간섭시킨 결과였다. 전 세계 13개 기관이 협력한 EHT는 지구크기의 전파간섭계를 구성해 블랙홀의 그림자를 관찰하고, 슈퍼컴퓨터로 이를 최종영상으로 변환했다.

이번 관측에 사용된 EHT의 전파간섭계는 파리의 카페에서 뉴욕에 있는 신문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분해능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이 운영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 역시 이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