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상반기께 출시… 사양 미정
- 5G 상용화 구축 시기와 겹쳐
- 과도기 시장 고객유입 예단 못해
- 200만 원 고가도 판매 걸림돌

- 태블릿PC 함께 쓰도록 한 기능
- 고객층 잘못 짚었다는 지적
- 기기 교체주기 길어진 악재도

삼성전자가 최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폴더블폰(foldable phone)을 공개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내년 상반기부터 폴더블폰이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폴더블폰이 시장에 안착하는 데 걸림돌이 많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중국 화웨이와 LG전자도 폴더블폰 출시를 준비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폴더블폰 상용화와 5G(5세대 이동통신) 전파의 전국망 구축과도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분석도 많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폴더블폰 디스플레이를 처음 선보였다. AP 연합뉴스

■본격적인 출시 시기는

삼성전자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폴더블폰의 디스플레이(시제품 출시 이전의 모형 디자인)를 공개했다. 당시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에 대해 명확하게 밝힌 것은 내년 상반기에 출시한다는 점이다. 또 스마트폰 두 대를 갖다 붙인 형태로 접으면 4.6인치(11.68㎝)이고 펼치면 7.3인치(18.54㎝)라는 사실과 접었을 때에도 얇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 사양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고 저스틴 데니슨 삼성전자 미국법인 상무가 개발자 대회 발제를 하면서 양복 주머니에서 디스플레이를 한 번 꺼냈던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폴더블폰 출시를 놓고 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정작 폴더블폰의 상용화 여부와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5G의 전국망 구축 시기와 폴더블폰의 본격 출시 시점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다음 달 1일부터 5G 시험 송수신에 돌입하고 내년 3월 이후부터 ‘5G 상용화 초기 단계’에 들어간다. LTE에서 5G로 전환되는 과도기는 내년 상반기부터 이르면 2020년 말까지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은 5G의 완전 구축 과정(전국적인 전파 수신 인프라 구축)에서 2, 3년 이상 사용하게 될 새 스마트폰으로 5G 전파 수신 칩이 내장된 비(非)폴더블폰을 구매할 것이냐, 아니면 5G 전파를 수신할 수 있는 폴더블폰을 구매하느냐를 놓고 고민하게 될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폴더블폰이 성능은 좋지만 200만 원에 육박하는 비싼 가격 때문에 애플의 아이폰XS처럼 판매 부진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성공 가능성은

	SK텔레콤 직원이 서울 명동 한 빌딩 옥상에서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사용할 고객층을 잘못 짚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폴더블폰을 펼치면 태블릿PC와 같은 형태이고 접힌 상태에서는 커버 스크린이 있어 일반 스마트폰처럼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같이 사용하는 현재의 소비층이 폴더블폰을 구매할 것으로 본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동향 보고서에서 “스마트폰을 주로 쓰면서 영상을 시청하거나 쇼핑할 때에는 태블릿 PC를 쓰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폴더블폰 사용자는 접힌 상태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사용하므로 태블릿 PC처럼 펼쳐 사용하는 때가 생각보다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200만 원에 판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4인치 스마트폰과 7인치 태블릿 PC를 각각 구매하는 비용보다 많게는 100만 원 이상 비싸다. 접힌다는 것만으로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각종 스마트폰의 성능이 좋아져 소비자들의 폰 교체 주기가 길어진 것도 악재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5G 전파의 송수신, 전국망 구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폴더블폰의 안착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