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분히 자고 아침 챙겨먹는 등
- 학생들 긍정적인 변화 생겨나
- 일부 맞벌이 부모 가정에선
- “출근시간과 엇박자” 반대도

‘0교시 금지’ 이후에도 등교시간이 빨라 그 취지가 무색했던 가운데 일부 학교들이 등교시간을 늦추면서 학생들이 충분한 수면과 아침 식사를 할 수 있게 돼 호응을 얻고 있다.

	부산 연제구 이사벨고등학교가 이번 학기부터 등교시간을 오전 8시40분까지로 이전보다 50분 늦추면서 학생들이 여유있게 등교를 하고 있다.

부산 연제구 이사벨 고등학교는 이번 학기부터 등교시간을 오전 7시50분에서 오전 8시40분까지로 늦췄다. 1교시 수업도 오전 8시15분에서 오전 9시15분 시작으로 미뤄졌다. 앞서 등교시간이 조정되기 전에는 많은 학생이 지각을 하고 선도부에 잡혀 벌을 받았다.

또 교실에 들어오면 매점을 이용하거나 도시락을 싸 와 급히 먹는 등 대부분이 아침식사를 거르고 등교했다. 아침수업 시간에 피곤함을 감추지 못한 채 꾸벅꾸벅 조는 일도 다반사였다.

그러다 이번에 등교시간이 늦춰지면서 이사벨고등학교의 아침풍경이 확연하게 달라졌다. 몇 달 전에 비해 지각생 수가 눈에 띄게 줄고, 아침 식사를 하고 등교하는 학생이 크게 늘었다. 아침 수업 시간에 꾸벅꾸벅 졸면서 선생님과 학생들 모두를 불편하게 했던 문제도 거의 없어졌다.

이사벨고등학교 박현수(2학년) 군은 “3월 한 달간 수면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중력 향상,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고, 청소년기 건강에 필수적인 아침식사가 가능해 속이 불편하던 것도 많이 개선됐다”고 만족해했다. 임지인(2학년) 양도 “아침시간을 활용해 자율학습을 할 수 있어 학력이 신장 되고, 가족과의 대화시간도 늘어나면서 부모님과의 갈등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렇듯 등교시간 조정만으로 여러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지만 여전히 오전 8시 전후로 등교해야하는 고등학교가 많은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2014년 부산시교육청이 고등학교 0교시 수업은 금지 시켰지만, 등교 시간 조정은 학교장 재량에 맡기고 있어 사실상 아직 큰 효과는 없다는 평가다.

반면 일부 학부모 사이 등교시간 조정을 불편해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맞벌이 부모들은 자녀를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생기고 불안하다’ ‘아이들이 나태해지고 시간 개념이 없어진다’ ‘부모의 출근 시간과 맞지 않아 부담이 오히려 가중된다’ 등의 주장으로 등교시간 늦추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박현아 학생기자 이사벨고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