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스피커가 의학용어 설명하고
- 모바일기기로 혈액·소변 검사 등
- KT·SK·삼성·LG 등 ICT 업계
- 의료 산업과 손잡고 플랫폼 개발

사물인터넷(IoT)으로 의료 기기를 원격 조정한다. 어려운 의학 용어의 뜻을 인공지능(AI) 스피커에 물어보면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설명해준다. 소량의 혈액이나 소변으로 전립선암까지 진단하는 모바일 기기도 있다. 때로는 ‘큰병원’에 있는 의사가 스마트폰을 통해 섬마을에 있는 응급 환자의 과거 진료 기록을 확인한다.

현재 시행 중이거나 멀지 않은 미래에 구현될 헬스케어 서비스의 모습이다. 그간 특정 분야 및 전문 영역으로 간주돼 온 헬스케어 산업이 ICT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의 ‘합종연횡’과 플랫폼 개발은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근력 운동에 특화된 KT의 웨어러블 기기 ‘네오핏’. KT 제공

■ 헬스케어 파고드는 최첨단 ICT

ICT 업체들이 최근 헬스케어 산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고령화 속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과 무관치 않다.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폰뿐 아니라 4차 산업의 핵심 기술인 AI와 IoT 등을 헬스케어 분야에 적용하면 의료 기술의 진화는 물론, 미래 먹거리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업체들의 판단이다.

KT는 지난달 19일 라이나생명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자사의 AI 기술을 라이나생명의 보험 및 헬스케어 서비스에 적용하는 게 골자다. KT의 AI 스피커 ‘기가지니’가 치아 건강을 관리하거나 어려운 의학 용어를 설명해주는 등의 방식이다. 앞서 KT는 지난달 초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8’에서 자사의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및 플랫폼으로 ‘헬스 부문 최고 모바일 혁신상’을 받았다. 이 플랫폼에는 적은 양의 혈액과 소변으로 심혈관 및 호흡기 질환, 당뇨 등을 진단할 수 있는 모바일 기기가 포함됐다. 지난해에는 근력 운동에 특화된 웨어러블 기기와 IoT 체중계를 출시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5G(5세대) 이동통신을 활용해 헬스케어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SK그룹은 지난달 15일 “향후 3년간 5대 신사업 분야에 80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5대 신사업 중 하나가 바로 헬스케어(SK텔레콤 주도·2조 원)다. 다만 사업 모델이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은 MWC 2018에서 “5G 시대를 맞아 발전을 거듭하는 의료·헬스케어 분야에서 새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 ICT 발전과 맞물려 급성장 전망

지난달 15일 ‘KIMES 2018’에서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지난달 8일 네덜란드의 IT 기업 필립스와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의 IoT 플랫폼을 필립스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에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의료기기 전시회 ‘KIMES 2018’에서도 이동형 디지털 엑스레이(X-Ray)와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를 선보였다. LG전자도 KIMES 2018에서 의료용 모니터와 엑스레이 검출기 등을 공개했다.

ICT 업계는 헬스케어 서비스의 ‘성장성’에 주목한다. 광범위한 의료 산업의 특성상 ICT와 결합된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을 경우 수익 증가와 시장 선점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SK그룹이 헬스케어를 자사의 5대 신사업 중 하나로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LG전자의 경우 다른 경쟁업체와 비교해 아직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지는 않고 있으나, 최근 라인업을 확대한 공기청정기 제품과 지난해 출시한 프리미엄 홈 뷰티기기 ‘프라엘(Pra.L)’ 등은 넓은 의미의 헬스케어 제품으로 분류된다.

IT 업계 관계자는 “해외와 비교해 국내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업체들의 시장 진출 의지가 강하고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급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석주 기자

주요 ICT 업체 헬스케어 사업 전략 KT  라이나생명 등과 MOU.  헬스케어 서비스에 AI 기술 적용.  IoT 체중계 등 실생활형 제품 출시 SK  자사 신사업 분야로 선정.  향후 3년간 2조 원 투자. 비즈니스 모델 모색 삼성 필립스 등과 MOU. 헬스케어 서비스에 IoT  플랫폼 적용.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 등 개발 LG   의료용 모니터 및 엑스레이 검출기 개발.  미세먼지 제거, 공기청정기 등에 우선 주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