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가는 비극적인 현대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 공감”

“올해는 제주 4.3 사건 70주년입니다.” 

지난달 28일 제주도에 도착한 비행기에서 내릴 때 승무원이 한 얘기다. 이날 부산과학고 학생은 2박3일 동안 열린 과학탐방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도를 찾았다.  과학 행사를 위해 제주도를 찾았지만 지난 3월 한 달 동안 역사 시간을 통해 4·3사건을 탐구했던 터라 학생들은 따로 시간을 내 4·3평화공원을 다녀왔다.

4·3 사건은 광복 이후 6·25 전쟁 다음으로 가장 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낸 비극으로 국가공권력에 의한 참사이다. 해방 이후 이념 대립과 냉전적 사고로 가려졌던 4·3 사건을 제대로 알기 위해 부산과학고 학생들은 역사 시간에 스스로 탐구하는 노력을 했다. 먼저 교과서에서 4·3 사건이 다루어져 있는 큰 범위를 모둠별로 토론하고 설명하며 인과관계를 이해하도록 했다. 사건의 전후 상황을 알게 된 학생들에게서 4·3사건에 대한 질문을 이끌어내었으며, 답을 알기 힘든 질문은 교사의 도움으로 해결해나갔다. 그 후에는 4·3 사건을 다룬 소설 ‘순이 삼촌’(저자 현기영)과 영화 ‘지슬’(감독 오멸)을 함께 살펴봤다. 

부산과학고 역사 교사 강인미 씨는 “학생들이 4·3 사건에 대한 지식이 매우 부족했다”며 “학생들에게 그저 지식 전달뿐만 아니라 4·3 사건을 객관적이고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들로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들은 제주도 과학탐방 일정 중에 4·3 평화 공원에 다녀온 후 비극을 몰랐던 사실에 부끄러워하며 4·3 사건을 모르는 학생들을 위한 홍보물 제작까지 고민하고 있다. 

부산과학고 학생 한정훈(18) 군은 “교실에 앉아서 배웠던 한국사는 외우기 바빴으며 나와 크게 상관 없는 일로만 생각되었는데, 4·3 기념관과 도틀굴 등 제주도의 수많은 관련 유적지를 탐방하면서 잘 모르거나 왜곡된 정보를 가진 사람들에게 이 비극적인 현대사를 제대로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성강 학생기자 부산과학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