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6월 협약서 교환·교류 재개
- 남포동 구경 등 부산 문화 전파

지난달 17일 일본 야마구치현 사비에르 고교 학생들이 부산 성모여고를 찾았다. 20년 넘게 이어오던 자매 교류가 역사 문제 등을 이유로 끊긴 지 10년 만에 부산을 방문한 것이다. 한일 청소년들은 짧은 일정이었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10년 만에 교류가 재개된 부산 성모여고와 일본 사비에르 고교 학생이 지난달 성모여고 교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두 학교는 1986년 5월 28일 사비에르 소속 수녀의 소개로 ‘이웃사랑을 통한 세계평화의 공헌’이라는 기치 아래 부산 성모여고 운동장에서 자매 결연식을 맺었다. 그해 사비에르 여고생 136명이 수학여행을 겸해 성모여고를 찾아와 친선경기, 양국의 민속 무용 공연, 성모의 밤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7년까지 21년간 교류를 하다 한일 간 역사 문제와 학생들의 수업에 지장이 있다 하여 중단됐다.

이후 사비에르 고교에서는 매년 편지를 보내오며 두 학교 간 교류 재개 요청을 해왔고, 지난 6월 6일 자매학교 협약서를 교환함으로써 10년간 중단됐던 자매교와의 교류를 다시 갖게 됐다. 이때 성모여고 학생 15명은 8일 동안 사비에르 고교를 방문해 수업 참관 및 홈스테이를 진행한 바 있다.

부산을 찾은 사비에르 고교 학생들은 첫날 성모여고 학생들과 함께 부산 박물관에 가서 한국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 해운대 아쿠아리움도 방문했다.

둘째 날에는 성모여고에서 ‘베리따스 학예제’ 학교 축제가 열렸다. 사비에르 고교 학생들은 K-POP인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요즘 일본에서 인기 있는 J-POP 3곡으로 멋진 무대를 보여줘 한국 학생들의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또 한국 전통의상인 한복을 입고 다도체험을 하거나 성모여고 학생들이 준비한 뮤지컬을 관람하기도 했다. 마지막 날에는 용두산 공원 및 남포동 일대를 구경하고 부산타워를 관람한 후 한국 전통 음식들을 맛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2박3일 간 일본 학생과의 만나면서 문화와 언어가 다르더라도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따뜻한 정과 국가 간의 사랑을 실천하는 시간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산 성모여고 최혜정 교장은 “자매교와 협약을 하는 이유는 국가 간의 상호이해 및 문화의 다양성 존중 정신을 배우고, 글로벌 시대에 세계에 대한 관심과 국제적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다”며 “서로 간의 작은 교류가 싹 터 양국 간의 감정도 더욱 좋아지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행사에 동행한 일본 사비에르 고교 오마가리 교사는 “30년 전 성모여고에 처음 왔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사비에르 고교와 성모여고 간의 교류가 재개돼 정말 기쁘다. 친구가 된 것처럼 교류가 계속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유나 학생기자 성모여고 2